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근로시간 단축, 현장에 직격탄" 절박한 재계 목소리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주 단위' 제한 둔 현행 연장근로 제도
"첨단산업 적용은 무리…경쟁력 저하"
정년 연장, 고용 이중구조 심화 우려
"세제 개편, 경영 안정성 직결" 지적도

경제계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한 건 정권 교체 이후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 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등 민주당이 내세우는 노동 관련 공약이 산업 현장과 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정치권이 '노동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을 대선 의제로 내세우자 기업들은 제도 변화가 초래할 현실적 충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공급망 재편, 고금리·고물가, 미·중 갈등, 산업 구조 전환 압력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정책 불확실성과 비용 리스크에 어느 때보다 민감해졌다. 재계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 초청 간담회를 단순한 의례가 아닌 절박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로 삼았다.


"근로시간 단축, 현장에 직격탄" 절박한 재계 목소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정첵 제언집을 전달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 후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국회사진기자단
AD

이런 우려도 무리는 아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본격화하며 경영계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보수를 대표한다는 국민의힘도 주 52시간제를 폐지하되,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현행 제도만으로도 이미 경직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근로시간 단축은 산업현장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1주 단위로 엄격히 제한된 현행 연장근로제도는 급격히 변화하는 경영 상황에 대응하고 창의성·자율성 등이 요구되는 첨단산업 분야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가뜩이나 노동생산성이 경쟁국에 비해 낮고 중소기업들은 인력 확보가 어려운데, 법정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줄인다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정년 연장 이슈에 대해서도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40~50대 조기 퇴직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그 여파로 청년 채용 여력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호봉제 기반의 인사체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년을 65세로 일괄 연장할 경우 고용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심화하고 나아가 세대 간 갈등까지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히려 퇴직 후 재고용이나 탄력적 근무 같은 방식이 고령자 일자리 문제에 더 적합하다고 봤다.


기업의 경영안정성과 직결되는 세제 개편도 주요 제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회장은 "중견기업 절반 이상이 창업자 또는 1세대 경영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향후 10년 내에 대규모 경영 승계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승계 문제는 단지 자산 이전의 차원이 아니라 고용·기술 전승, 지역경제 유지를 좌우하는 생존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행 상속·증여세제가 이를 뒷받침하기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두 세대만 지나면 지분이 16% 수준으로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불안을 겪거나 해외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이 할증평가를 포함해 최대 60%에 달하는 현행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30%로 낮춰야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단축, 현장에 직격탄" 절박한 재계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경제5단체장은 이날 근로시간 단축 대신 인공지능(AI)·신산업·통상·노동 등 4대 분야 14개 과제를 담은 '대선 제언집'을 이재명 후보에게 전달했다.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단기 처방이 아닌 대대적인 성장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항공우주, 로봇, 방산,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하기 위해선 정부의 기반 인프라 조성 및 세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AD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통상환경 악화에 따른 피해 우려를 전했다. 그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대미 협의 채널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통상 리스크로 자금 압박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대해선 정책금융을 통한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1414:34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 25.05.1410:34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 25.05.1409:46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 25.05.1409:44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 25.05.1211:02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 25.05.1708:30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비 50만달러(약 7억원)의 고액 사교클럽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클럽의 이름이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행정부)'로, 아버지의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중동, 유럽, 아시아 각국을 돌며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행정부

  • 25.05.1706:00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미국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위 '캘렉시트(Calexit)'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과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주 내에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말까지 54만 명의 청원 서명을 모으면 분리 독립

  • 25.05.1515:48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대선 전체 판도를 어떻게 보나.투표가 임박

  • 25.05.1415:51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 25.05.1107:00
    145% 美 관세에 中 '원산지 세탁업' 호황…동남아산으로 둔갑
    145% 美 관세에 中 '원산지 세탁업' 호황…동남아산으로 둔갑

    중국에서 최근 원산지를 세탁해 주는 불법 중개업체들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총합 145%로 치솟으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를 회피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SNS에서는 현재 제3국 경유 원산지 세탁 방식을 홍보하는 물류 중개업체들의 게시글과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광고는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원산지를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