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은 개별 고객과 약정에 따른 것…관련 수치 영업비밀"

이탈 가입자 위약금 면제 '소극적'
"아직 사고 원인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최태원 "직접적 입장 밝히기 곤란하다"

SK텔레콤(SKT) 해킹 사태에 대한 보상 방안 중 하나로 '위약금 면제'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회사 측이 "위약금은 개별 고객과 약정에 따른 것"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SKT는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위약금 면제 검토에 대한 답변 자료에서 "아직 사고 원인과 규모 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위약금 면제를 개별 가입자와 계약 관계에서 따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탈 가입자 전체에 대한 일괄적인 면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SKT는 이 의원실이 위약금 면제가 불가능할 경우 사유와 대체 배상 방안에 관해 묻자 "현재 관계 기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자세한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해킹 사태에 따른 불법 유심 복제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만일 이탈 가입자에 위약금 면제를 결정할 경우 그 규모를 추산하는 데 있어서 SKT는 '영업 비밀'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회사는 약정 기간별 잔여 고객 수와 평균 잔여 약정 개월 수 등에 대해 "영업 및 마케팅 전략 관련 영업 비밀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통신업계와 당국 역시 정확한 위약금 규모는 회사만이 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위약금 면제에 관한 SKT 이사회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자신은 이사회 일원이 아닌 만큼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해킹 사태 이후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이날 오전 기준 25만명에 달했고 순감 규모만 20만명을 넘어섰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