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통과한 김문수…"인재영입 속도"
반탄파 중 나경원 다소 이례적 탈락
중도확장성, 단일화 전략서 희비 갈려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을 통과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측은 23일 "1차전에서 압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그래야 자유 우파를 지지하는 분들도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락한 '찬탄(탄핵찬성)파' 후보를 비롯해 누구와도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이) 8강에서 4강으로 좁혀졌다. 안타깝게도 훌륭한 분들이 4강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탈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탈락한 후보 캠프에서) 인재 영입은 계속할 것"이라며 "어제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양향자 전 의원 등 '찬탄(탄핵찬성)'파 후보에 대해서도 "그 분은 IT 인재로, 삼성전자 상무 출신"이라며 "김 후보도 말했지만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무조건 꺾어야 한다. 누구라도 다 모시고 함께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에선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순위나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문수·홍준표 캠프 측 모두 1등이라는 입장이다.
2차 경선은 오는 27∼28일 '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최종 후보로 선정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1∼2일 당원투표 및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반탄파' 김문수 통과, 나경원 탈락…뭐가 달랐나
반탄(탄핵반대)파 성향이 강했던 후보 중에는 김 전 장관이 무난하게 통과한 반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다소 이례적으로 탈락했다.
두 후보 모두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중도확장성, 단일화 등에 대한 입장이 크게 달랐던 것이 소구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 전 장관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등과의 소통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야당 대표와 함께 식사를 정기적으로 자주 하겠다"며 "야당은 정적이 아니라 국정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라고 했다. 중도확장성에 대해서도 "좌와 우를 넘겠다"며 "호남의 정서와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실용을 추구하는 중도층의 민심도 잘 안다"고 했다.
반면 나 의원은 출마 선언 때부터 "이번 대선은 체제 전쟁"이라며 이념적 프레임을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도 사회 통합에 대해 "무너진 법치와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독주"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경원 캠프가)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더 강성 전략을 짰으나 표심을 얻는 데 실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反) 이재명 '빅텐트' 구성에도 두 후보는 입장이 달랐다. 김 전 장관의 경우 출마 여부를 조율 중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으나, 나 의원은 한 대행에 대해 "기승전 용병은 안 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나 의원은 '찬탄파'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탄핵을) 선동한 것에 대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나 의원이 이처럼 '보수 투사'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 무당층 뿐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반감을 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드럼통'에 들어가는 공포 마케팅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 역시 중도 확장성이 있는 '이기는 후보'를 원하는 보수 지지층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 뜨는 뉴스
1차 경선을 통과한 김 전 장관은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 발표를 이어가며 지지층을 더 넓혀가는 전략을 쓸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완성과 전국 5대 광역권 GTX 확정 추진 공약 발표에 이어, 청년 주거 안정 정책을 내놓으며 강성 보수 이미지를 희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