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 5호'사업 수주 놓고 잡음

첫 민간 정지궤도 업체간 경쟁치열
LIG넥스원 결정에 KAI 이의제기 나서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 수주를 놓고 관련 기업 간 잡음이 나오고 있다. 2031년까지 총 3238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일 뿐 아니라 첫 민간 주도 개발이라는 점에서 관련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평가다.

연합뉴스

22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측은 천리안위성 5호 사업 추진위원회가 위성 본체 개발사업 수주 우선협상대상 기관으로 LIG넥스원을 선정하자 지난 10일 공식 이의신청을 했다. 이의를 제기한 사업은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 시스템 및 본체 개발’ 사업이다. 앞서 사업 추진위원회는 1일 사업 추진위원회에서 기술, 역량평가 등을 놓고 LIG넥스원을 확정했다.

KAI 측은 LIG넥스원 측이 위성 시스템이나 본체 개발을 주도해 수행할 실적이 거의 없고 위성 조립 및 시험설비도 갖고 있지 않다며 제대로 된 기술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평가위원의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평가위원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퇴직자로 과거 천리안위성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이력이 있어 필요시 항우연 기술이전을 받는 사업 구조에서 이들이 기술료 보상금을 받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술료와 관련해서는 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평가 과정에서 LIG넥스원 측이 높은 기술료를 지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조계 사업 등에서도 반복되는 문제라고 KAI 측은 지적했다.

LIG넥스원 측은 영상레이더 제어장치 등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다목적실용위성 6호 고성능 영상레이다(SAR) 탑재체를 시작으로 정지궤도 공공 복합 통신위성(천리안 3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초소형위성체계 사업 등에 참여 중이라고 주장한다. 또 자체 투자를 통해 위성 체계종합·시험동 시설도 오는 6월에 완공 예정인 시험시설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측은 이의제기 후 기한인 30일 이내에 검토를 거쳐 답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갈등이 최근 우주 체계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산업계 경쟁이 격화하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 단계에서 이런 이의제기가 빈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체 관계자는 "기술평가가 정성적 평가만으로 선정이 이뤄지는 관행이 있는 만큼 향후 여러 대형 사업이 시작돼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산업이 커지는 만큼 공정한 평가 체계도 더욱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