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조성 공사비 18억원 또 전액 삭감
시민 편의과 문화향유 기회 직격탄
9월 2회 추경으로 확보해도 내년에나 이용 가능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가 일산호수공원 내 조성을 추진하던 '북카페 조성사업'이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
22일 고양특례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3년부터 호수교 남단 하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시민에게 쾌적한 독서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북카페 조성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설계는 약 90% 완료된 상태로, 오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시의회가 2025년 본예산과 2025년 3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총공사비 18억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다.
시민들이 겪게 될 불편도 적지 않다. 최근 장항택지지구 개발로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시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시민들은 문화·휴식 공간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또 어두운 조명, 열악한 보행환경 등 노후된 교량 하부공간의 안전, 미관도 계속 우려된다.
시가 계획한 호수교 하부 북카페는 지상 1층, 연면적 약 240㎡ 규모로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구조로 설계해 목재와 코르크 등 자연친화적 자재를 사용한다. 바닥 난방 방식을 도입해 냉난방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구상됐다. 또 주변 약 2200㎡ 공간에는 교량 하부 도색, 바닥 포장 등 환경 개선 공사도 진행된다.
카페 기능과 함께 도서 공간을 결합해 독서 및 소규모 문화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주방도 소형 구조로 구성해 휴식 공간 확보에 중점을 뒀다.
유리 소재로 구성된 외부 벽면은 낮에는 반투명하게 자연에 스며들고 밤에는 공원을 밝혀주는 등불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설계는 야간 경관을 개선하고 공원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장도 이용자 편의성과 안전을 고려했다. 400×400mm 화강석 포장을 적용해 시각적 통일감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높였으며 호수 방향에는 벤치를 설치해 시민들이 물을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고양특례시 관계자는 "의회에서 설계비는 승인하고 정작 공사비를 전액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시민들이 누릴 수 있었던 문화적, 정서적 편익이 좌절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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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카페 조성 공사가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올 9월 예정된 제2회 추경에서 공사비를 다시 확보할 계획이지만 시민들은 최소 1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서 공사가 지연된 만큼 휴식공간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과 불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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