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회 설문 조사 결과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 불편
10명 중 2명은 다른 면역질환도 동시 진단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등 염증성장질환 환자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아도 설사, 혈변, 경련성 복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궤양성대장염환우회 'UC사랑회'와 크론병환우회 '크론가족사랑회'가 국내 염증성장질환 환자 3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6%가 치료 중에도 여전히 혈변, 설사, 경련성 복통 등 신체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9%는 불안감이나 우울감 등 심리적 문제도 경험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크론병 또한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해 평생 지속될 수 있지만, 정확히 진단받고 꾸준히 관리하면 비질환자와 차이 없는 삶의 질과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 중 다른 면역질환을 동시에 진단받은 환자는 17.8%였다.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은 환자가 7.8%로 일반인 유병률(1.88%)의 약 4배, 건선을 진단받은 경우는 4.3%로 일반 유병률(0.3%)의 10배 이상이었다. 또 류마티스관절염을 동시에 진단받은 경우가 3.0%, 강직성척추염 2.3%, 건선성관절염 0.8%, 화농성한선염 0.5%, 루프스 0.3% 등이었다.
환자들의 치료 목표에 관해 상태(증상을 완화시켜서 일상 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41.4%),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31.8%), 증상이 사라지는 것(8.8%), 점막치유(6.8%)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과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한데, '치료 목표를 매 진료 시마다 소통한다'는 답변은 26.3%에 그쳤고 '소통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0.1%에 달했다.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치료제 선택 시에도 환자 10명 중 4명은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치료제 정보를 접하는 출처에 대한 신뢰 수준은 의사(45.9%)가 가장 높았고 이어 환우회(29.3%), 인터넷(12.3%) 순이었다.
치료제와 관련해선, 중증의 환자들이 처방받는 생물학적 제제나 경구용 JAK억제제/S1P 수용체들과 같은 최신 표적치료제들을 처방받는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53.6%)가 경증에서 중등증에 사용하는 5-ASA,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기존 치료제로 치료받는 환자의 치료 만족도(42.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 약물 투약방식의 경우 최신 표적치료제 경험이 없는 환자들이 해당 약제로 치료를 시작한다면 복용 편의성이 높은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가 대다수(81.9%)였고 이어 정맥주사(10.6%), 피하주사(7.5%)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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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UC사랑회 회장은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다른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이 같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의료진과 상담 시 자신의 상태를 잘 설명해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의료진들도 염증성장질환 이외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관련 전문 의료진들과의 협진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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