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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민간주도 '토픽'…제2의 AI교과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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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은 내년부터 전면 디지털 시험으로 바뀌고, '네이버 컨소시엄'이 맡는다.

지금의 종이시험은 없어지고, 응시료는 170%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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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 디지털화 논란

내년부터 전면 디지털 시험
응시료 3~4만원 더 내야
네이버 컨소시엄이 맡고 시험 횟수 늘릴 계획

한글 자판 익숙하지 않아도
IBT 치러야..선택권 제한

제대로 공론화 절차 안 거쳐
"AI교과서처럼 될라" 우려

교육부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 전면 디지털 전환 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토픽)'은 내년부터 전면 디지털 시험으로 바뀌고,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엔에스데블·대교)'이 맡는다. 지금의 종이시험은 없어지고, 응시료는 170% 인상된다. 시험 횟수는 기존 연 6회에서 12회(2026~2028년)→24회(2029~2030년)로 점차 늘어나 2031년부터는 상시 치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응시자의 선택권은 더 후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실상 실패했다는 말을 듣는 'AI교과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민간주도 '토픽'…제2의 AI교과서 되나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대학교에서 제81회 한국어능력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문화홍보정책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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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절차 대신 속전속결 추진


올 3월 도입된 AI교과서는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가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다시 '교과서'로 지위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 교과서 지위를 갖게 됐지만, 이후에도 '의무' 도입에서 '자율' 선정으로 지침이 변경되는 등 개학 직전까지 혼란이 지속됐다. AI교과서는 3월 기준 전국 평균 도입률이 33%에 그친다.


TOPIK도 현장과의 소통 부족 등에서 AI교과서와 닮았다는 말이 교육 현장에서 나온다.


TOPIK은 국내외서 한해 40만명 이상이 한국 대학에 입학하거나 기업에 취업하려고 응시하는 국가 공인어학 시험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전액 국고로만 추진했던 공공분야 소프트웨어(SW)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는 '민간투자형 SW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1호 사업이 바로 'TOPIK의 디지털화'다. 정부는 한국어 시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디지털화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어 보급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부총리가 2023년 5월 '민간 주도 토픽 디지털 전환 기본계획'을 밝힌 이후 제대로 공론화 절차를 거친 적이 없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민간주도 '토픽'…제2의 AI교과서 되나

◆응시자 선택권은 사라져


종이시험을 없애고 디지털 시험으로 변경하는 것은 2028년까지 전과목 디지털식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했던 AI교과서 추진 방식과 비슷하다. 정부 계획안을 보면, 교육원은 올 6월까지 협상을 마치고 사업 착수에 들어가 내년부터 TOPIK을 전면 디지털로 전환한다. 종이시험(PBT)은 폐지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민간주도 '토픽'…제2의 AI교과서 되나

현재 TOPIK은 인터넷 기반 시험인 IBT와 종이시험인 PBT로 치러진다. PBT 응시료는 초급 시험인 TOPIK I의 경우 4만원, 중고급 시험인 TOPIK II는 5만5000원이다. 그러나 디지털로 전면 전환되면 응시자들은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IBT로만 시험을 치러야 한다. IBT TOPIK I은 7만원, TOPIK II는 9만 5000원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응시료 수익 확대를 위해 PBT 응시료를 지금보다 170% 이상 인상하고, 단계적으로는 PBT를 완전 폐지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5년 내 모든 국가에서의 응시료를 한국 수준과 동일하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TOPIK 응시료는 7만~9만5000원으로 인상되는 것이다. 민간업체로선 빠른 시일 내 흑자를 낼 수 있지만, 응시자의 선택권은 사라진다.


◆ '한국어 보급 확산' 맞나


이 같은 흐름은 '한국어 보급 확산, 한국어 교육 활성화'라는 정부 및 교육부의 목표와도 배치된다. 특히, 쓰기 영역에서 기존에는 '자필'로 답안지를 작성하면 됐지만, TOPIK 민영화에 따른 디지털 체제가 전면 확대되면 응시자들은 한글 자판을 이용해 답안을 적어야 한다. TOPIK II는 듣기·읽기 외에 쓰기(50분) 시험도 있다. 작문형으로 300~500자가량 단답식으로 적어내는 형태다.


지금은 PBT·IBT 두 가지 유형이 있어서 자판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응시자는 PBT를 선택할 수 있지만, PBT가 폐지되면 선택권이 없다. 한국어 능력 외에 키보드 자판 능력까지 있어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어 키보드를 접할 기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도리어 한국어 학습자 확대 추세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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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면 전환 사업을 추진하던 국립국제교육원 소속 공무원이 우선협상대상기업 컨소시엄 중 하나인 엔에스데블의 이사로 임명되면서 최근에는 '이해충돌' 논란마저 낳고 있다. AI교과서 추진 때는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에듀테크 업체들로부터 과거 기부금을 받았던 일 때문에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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