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임기 종료를 앞둔 장·차관들이 줄줄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새 정부 출범이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해외 출장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인선 2차관은 이날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다. 강 차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냈다. 외교부는 '경제 현안 논의' 및 '공공기관 간담회 참석'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방문국 초청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조태열 장관도 베트남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초청이) 없어도 협의해서 (출장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도 지난 12~14일 미국 워싱턴D.C.를 다녀왔다. 명목상으로는 '6·25 참전용사 위문, 독립운동 사적지 방문'이다. 다만 대통령 순방 수행원 자격도 아닌 단독 출장인 데다, 6·25 전쟁기념일 시기와도 맞지 않아 뒷말을 낳고 있다. 강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졸업한 숙명여대 총장 출신으로 임명 당시에도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정국 상황 탓에 장관 참석이 적정한지 여부를 고민했으나, 일정을 대폭 축소해 (주요 일정만) 소화하고 복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지난 9~11일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현직 통일부 장관의 일본 방문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일본 정부의 초청 여부를 묻는 말에 통일부 당국자는 "양국 간 외교적 협의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에 임명돼 논란이 일었던 오영주 장관도 16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를 방문 중이다.
지금 뜨는 뉴스
외교가 사정에 밝은 한 교수는 "선출직이 아닌 장·차관이 세금 써서 가는 출장은 감시할 필요가 있다"며 "현 시국에서 시급하지 않은 출장이 이례적으로 몰려 있다면 비판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