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관련 사고 45건
"단독 행동 피하고 위치 수시 확인"
고사리 철을 맞은 제주에서 이달에만 40건이 넘는 길 잃음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이달 1일부터 21일(오후 4시 기준)까지 제주에서 고사리 관련 길 잃음 사고 등이 45건 접수됐다고 알렸다. 이 중 5건(뱀 물림·질병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어 구조요청을 한 신고 건으로 확인됐다.
12일에는 서귀포시 대포동 한 하천 주변에서 일행과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은 90대 여성이 119에 의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각 표선면 가시리 한 오름 인근에서도 고사리를 꺾던 60대 여성이 일행과 길을 잃었다고 119에 신고해, 구조견과 구조대가 이 여성을 찾았다.
21일에는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인근에서 A(70대)씨가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구조한 뒤 귀가 조치했다.
이처럼 '고사리' 명당을 찾아 산 깊숙이 들어가 고사리에 정신이 팔렸다가 길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사리 따기 삼매경'에 빠져 주위를 살피지 않고 바닥만 보며 몰두했다가 뒤늦게 '여기가 어디지?'하기 십상이다.
잦은 사고에 제주동부소방서 등은 구조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드론을 띄워 요구조자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는 드론의 열화상 기능을 활용해 수색 활동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한 번 길을 잃으면, 다시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경우에 따라 생명과 직결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제주도 내 '길 잃음 사고'는 모두 511건으로, 이 가운데 212건(41.5%)이 고사리 채취 중에 발생한 사고로 파악됐다. 특히 봄비를 맞으며 고사리가 연하게 자라는 4월 한 달에만 193건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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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봄철 고사리를 채취할 때는 단독 행동을 피하고, 자신의 위치를 수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길을 잃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119에 구조 요청을 한 뒤 제자리에 있어야 원활하게 수색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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