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동부 수미시 러 탄도미사일 2발
파괴된 휴일…어린이 17명 죽거나 다쳐
미국·프랑스·유럽 등 즉각 공식 비판
러시아가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시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날려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비인도적 조치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맹렬한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대표는 이를 두고 "끔찍하고 비통한 광경"이라고 통탄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10시20분경 수미시를 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수미 국립대 소속 회의 센터와 트롤리버스에 명중한 미사일로 인한 사망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총 32명이다. 부상자는 어린이 15명 포함 117명으로 집계됐으며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종려주일로 많은 시민이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교회로 향하다가 피해를 당했다.. 공개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주황색 섬광과 함께 파편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적의 미사일은 평범한 도시 거리, 평범한 삶을 공격했다"며 "사망자와 부상한 민간인이 수십 명인데 이는 비열한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대화는 탄도미사일과 폭탄을 멈추지 못했다. 침략자에 대한 압박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러시아는 테러리스트에 맞게 상대해야 한다"며 전 세계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즉각 러시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이건 군사적 윤리를 넘어선 폭력"이라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푸틴은 조건 없는 즉각적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쟁을 원하는 건 러시아뿐임을 모두 알고 있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공격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휴전 방안을 논의한 지 이틀 만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시간30분가량 회담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획기적인 돌파구는 기대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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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는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 논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영토 인정과 더불어 ▲서방의 대러 제재 해제 ▲완충지대 설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유럽연합(EU) 가입 포기 ▲서방의 무기 지원 중단 등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교섭 조건으로 제시한 흑해 안전항해 보장안에 대해서도 서방의 해운 보험·항만 이용·국제결제 제한이 먼저 해제돼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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