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강대강, 위안화 리스크 원화 약세 요인
"韓 관세 협상 가능성·당국 실개입 경계 상단 지지"
9일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강 대 강 관세 전쟁에 위안화 약세 영향까지 겹친 영향이다.

이날 오전 9시15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13.0원 오른 1486.3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기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6일(1488.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응해 추가 50%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원화는 야간장에서 역외 위안화, 호주달러와 동조되며 1480원을 돌파했다.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날 오전 전날 주간 종가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 후반 선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날 위험선호 위축, 위안화 약세 영향에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단은 1490원 선까지 열어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위험 회피가 강화된 데다 위안화 약세에 연동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대중국 104%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간밤 역외 위안화 환율이 폭등, 나스닥도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원화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짚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 역시 "만약 전날과 같이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하며 환율 전쟁을 암시할 경우 원화도 장중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위험통화인 원화는 추가 약세 압력에 놓인 위안화와 연동이 높아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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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시적 급등을 소폭 되돌릴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관세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관세 감면 조치 기대감은 원화에 긍정적 재료다. 당국의 미세조정 및 실개입 경계 역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 연구원은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전고점이라고 부를만한 레벨은 1514원, 1570원이 전부"라며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심리 과열, 외국인 자금 이탈도 문제지만 수입 물가 상승으로 통화정책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이 적극적인 속도 조절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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