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세계적 인기와 맞물려 입지 공고화
"현지 맞춤형 그룹 발굴…레이블 강화"
버블 포 재팬 등으로 IP 비즈니스 확장 꾀해
동방신기는 지난 2일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했다. 예견된 수순이다. 올해 일본 진출 2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을 발매한다. 라이브 투어도 진행한다. 오는 27일 도쿄돔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동방신기에게는 익숙한 무대다. 이미 서른 번 공연했다. 도쿄돔을 포함해 일본 전국 돔 공연도 여든아홉 번 진행했다. 모두 해외 아티스트로는 사상 최다 기록이다.
일본에 일찍이 진출해 기반을 다진 결과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1년 4월 SM엔터테인먼트 재팬을 설립했다. 본사에서 표방한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을 앞세워 현지에 K팝을 어필했다. 지적재산(IP) 수익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형태는 한국 시스템보다 현지화에 가까웠다. 동방신기, 보아 등에게 현지 아티스트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게 했다. 김동우 SM엔터테인먼트 재팬 대표는 "일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음악 시장"이라며 "일본어 곡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K팝의 세계적 인기와 맞물려 입지는 공고화됐다. 신인 아티스트까지 현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터전이 마련됐다. 오는 8월 도쿄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하고, 일본 주요 대도시에서 NCT 127 투어를 진행한다. 오는 8월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뮤직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5'에 에스파도 출연시킨다. 김 대표는 "K팝의 영향으로 현지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등에 관한 인식과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다"며 "사업을 확대할 여지가 커 보인다"고 밝혔다.
구상에는 CJ ENM이 라포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발굴한 JO1, INI 같은 현지 맞춤형 그룹도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기획 단계"라며 "SM엔터테인먼트 고유의 DNA를 가진 현지 엔터테인먼트로 도약하기 위해 레이블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 같은 프로젝트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다양한 나라의 아티스트를 스타 반열에 올린데다 일본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했다는 이유에서다. 관계자 A씨는 "캐스팅, 트레이닝, 프로듀싱,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체계화된 프로세스로 '문화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해놓았다"며 "새로운 성장사를 써 내려가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 B씨도 "다른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보다 일본에 먼저 진출해 신규 사업이나 사업 확장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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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몇 사업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가 지난해 6월 현지 기업 엠업홀딩스와 함께 론칭한 '버블 포 재팬'이 대표적 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팬이 1대 1로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불과 3개월 만에 아티스트 쉰예순 팀이 합류했다. 김 대표는 "일본은 팬클럽 문화가 오래전부터 지속돼 아티스트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며 "온라인을 통해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더라도 이런 색깔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씨는 "버블 포 재팬은 새로운 IP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매개체"라며 "일본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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