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위원회 "美, 대처 안하면 3년뒤 역전"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아 무역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테크 경계령을 내렸다.
연합뉴스는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을 인용해 미 연방상원 신흥바이오테크국가안보위원회(NSCEB)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보도했다.
여기에는 중국이 20년간 생명공학(바이오테크) 분야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면서 이 분야에서 빠르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미국이 향후 3년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만한 이 분야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미국이 향후 5년간 최소 150억달러(22조원 상당)를 바이오테크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바이오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려면 동맹 등 전통적 파트너들과도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NSCEB는 2022년 미 국방수권법에 따라 의회가 설치한 초당파 입법 위원회다. 생명공학 분야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검토한다
앞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빠르게 성장하는 생명공학·의약 부문을 강하게 경계했다. 중국은 R&D 경쟁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영국이 최근 발표한 생명과학 경쟁력지수(LSCIs)에 따르면, 의학 논문 피인용 점유율 관련해 미국은 2011년 43.6%에서 지난해 31.6%로 하락 추세지만 중국은 6.2%에서 24%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2025 글로벌 R&D 트렌드-파트1'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 기반 기업과 70건 이상의 국제 M&A 또는 기술 이전 계약이 체결됐다고도 밝혔다. 대부분 미국 또는 유럽 기업에 대한 기술 수출이었다.
총 거래 73건 중 71건(92%)이 미국·유럽 등 해외기업이 중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아웃바운드' 형태였다. 이런 경향은 지난 5년간 증가해왔다.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존슨앤드존슨 등 메이저 제약사들도 중국이 개발하고 임상시험까지 마친 약품들을 수입하거나 판권을 사들이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반대로 중국 기업이 해외 기업 기술을 도입하는 '인바운드' 거래는 드물었다. 중국 관련 거래의 약 40%(29건)는 항암 분야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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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 의회가 중국 바이오테크 경계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 하원은 지난해 9월 중국 바이오 기업들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제재하는 생물 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으나, 법안은 상원에서 부결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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