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체 '효성푸드빌' 운영 남은 씨
한양대 후배 위해 한우 400㎏ 기부
"학생들 반응 보람…기부 이어갈 것"
한양대 후배들을 위해 학생 식당에 ‘투플러스(1++)’ 등급 한우 400㎏을 기부한 선배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시가로 약 2300만원어치다. 7일 매일경제는 "지난달 25~26일 한양대 학생 식당에 ‘투플러스(1++)’ 등급 한우로 만든 순살 갈비찜이 등장했다"며 "이날 등장한 갈비 분량은 약 400㎏. 소 2마리 분량이다. 1명당 250g 정도를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총 1600인분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날 기부의 주인공은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4학기에 재학 중인 남은 씨(58)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남 씨는 “아들·딸뻘인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를 선물하고 싶어 한우를 기부하게 됐다”며 “학교 교수님들이 발전기금을 많이 내신 걸 보고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 씨는 지난해 4월에도 학교에 2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씨는 28년째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축산업체 ‘효성푸드빌’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3년 전통시장과 관광업을 연계해 보고 싶어 대학원에 등록했다고 한다. 현재 4학기째 수강 중인 남 씨는 다음 학기 졸업을 앞두고 졸업 논문 지도를 받고 있다.
남 씨가 기부한 400㎏의 ‘1++ 한우’는 지난달 26일 점심과 다음 날인 27일 아침·저녁 학식 메뉴로 만들어져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단돈 4500원에 ‘한우투쁠순살갈비찜’이 포함된 고급 식단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양대에 따르면 26일 점심에 1000명분, 27일 아침에 150명분, 저녁에 450명분의 한우 갈비찜이 나갔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남 씨는 이번 식단과 관련해 직접 메뉴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대외협력처와 학생 식당 등 학교 관계자분들과 만나 사전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때 갈비찜을 말씀드렸고 고기는 인당 250g 정도로 넉넉하게 제공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이후 이 내용이 받아들여져서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한양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학생 점퍼를 입은 학생들은 식당 밖에 길게 줄을 늘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한양대 재학생은 “오늘은 줄을 서서라도 무조건 먹기 위해 기존에 먹던 시간보다 일찍 나왔다”며 “4500원에 1++ 한우 갈비찜을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김소연 영양사는 “학생 식당에 이렇게 많은 학생이 모이는 건 처음 본다. 잔반이 이처럼 적은 것도 처음이었다”며 “27일 아침엔 마련된 식사가 5분 만에 다 마감됐고, 저녁도 조기 마감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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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씨는 “특별 식단이 모두 제공된 뒤 학교 측으로부터 ‘학생들이 이렇게 줄 서서 먹는 게 처음이었다’, ‘잔반 하나 없이 깔끔하게 학생들이 다 먹었다’는 등 이야기를 듣고 보람을 느꼈다”며 “그때 ‘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데일리에 말했다. 그는 또 "여력이 닿는 대로 기부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며 “나눔이란 많이 있든, 적게 있든 내가 가진 것을 자신의 이익을 바라지 않고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눔으로써 행복이 더 커진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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