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륜형 장갑차 이어 중남미 시장 첫 도전장
이달 24일부터 페루 방산전시회 실물 전시
현대로템의 K2전차가 이달 페루에 처음 전시된다. 지난해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를 페루에 수출해 남미 첫 수출 성과를 이룬 데 이어 지상무기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7일현대로템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27일까지 페루 리마 육군 본부에서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SITDEF)가 개최된다. 현대로템은 이 전시회에 차륜형장갑차(K808), 구난 전차(K1전차), 장애물 전차(K600), 교량 전차(K1전차),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 등을 선보인다. 이들 지상무기는 페루형으로 사막색으로 도색된 목업(mock-upㆍ실제 크기로 만든 모형)이다. 다만, K2 전차는 실물이 전시된다. K2 전차는 지난해 12월 마산항에서 마셜 제도 국적의 차량 운반선 ‘모닝 프라이드’호에 싣고 출발해 지난달 17일 페루 칼라오 항구에 도착했다.
현대로템이 대규모 지상무기를 이끌고 페루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은 페루의 ‘신형 MBT 획득 프로그램’에 K2 전차를 전진 배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페루 육군은 병력 약 10만 명, 전차 80여대, 장갑차 890여대 등을 갖추고 있다. 다만, 노후화된 구소련 시대의 T-55 전차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어, 장갑 전력 현대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페루 국방부는 시장 가격 기준 설정을 위해 지난해 11월 말 기술 운영 연구 위원회(CETO)를 구성하며 전력 현대화 사업의 초기 단계에 돌입한 바 있다. 1940년대 영유권 분쟁으로 에콰도르와 전쟁을 벌였고 국경이 맞닿아 있는 칠레와도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국방력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전력 현대화 사업을 위해 초도물량은 20~30대로 총 200대의 전차를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루는 아직 공식적인 입찰 공고는 내지 않았지만, 유리한 선점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페루 육군 조병창(FAME S.A.C.)과 K2전차 등 지상무기 공급에 대한 총괄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페루 육군 조병창의 획득 절차상 향후 진행될 실행계약 체결 이전에 진행하는 계약이다. 지상무기 공급 사업의 총 물량과 규모 등이 해당 협약을 통해 결정된다. 이후 실행계약에는 각각의 납기와 상세사양, 교육훈련, 유지보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명기된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페루 방산 수출액은 5억 5000만 달러로, 남미 방산 수출액의 72.5%를 차지하는 등 우리의 주요 방산 협력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페루는 2012년부터 한국제 KT-1 고등훈련기와 KA-1 무장 공격기를 도입한 중남미 유일의 한국제 군용기 운용국이며, 양국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안 경비정과 다목적함 공동생산도 진행했다. 지난해엔 페루 해군의 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함 등 함정 4척을 2029년까지 현지 건조 방식으로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FA-50 경공격기 구매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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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관계자는 "페루는 육·해·공 전 분야에 걸쳐 K-방산 제품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라며 "사절단은 페루와의 협력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것을 넘어 추가 수출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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