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직후 의원총회…대책 등 논의
일부 의원들은 헌재 찾아 방청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을 맞아 국민의힘은 차분한 분위기 속 긴장감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국회에 모여 TV로 선고를 시청하고 일부 의원들은 헌법재판소를 찾아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4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국민의힘 지도부는 상기된 표정으로 국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통상 오전 9시에 진행하던 원내대책회의를 열지 않고 비상대책위원회의는 선고 직전인 10시 40분으로 시간을 조정한 만큼 평소보다 늦게 출근하는 모습이었다.
미소를 띤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선고 결과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같은 질문에 "수도 없이 여러 번 이야기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기각을 바라는 마음으로 (선고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오전 11시부터 국회에서 TV 생중계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볼 예정이다. 직전에 열리는 비상대책회의는 모두 발언 없이 진행한 후 끝나면 선고 방송을 함께 시청한다. 선고 종료 예상 시각인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의원총회를 연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따른 대응책과 당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입장도 정리할 방침이다.
지도부는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시점부터 '로키(low key)' 행보를 보였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등은 전날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선고 하루 앞인 점을 감안해 일정을 취소했다. 지도부 중에서는 최형두 비상대책위원장만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복귀하는 탄핵 기각·각하 전망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헌재 압박은 자제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전날 "어떤 경우에도 국민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선고 당일 그 어떤 불상사도 있어선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 판결에 승복할 것이며 탄핵 이후를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도부와 달리 일부 의원들은 헌재를 찾아 방청할 예정이다.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친윤석열계 의원 20여명이 헌재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당일 새벽까지 헌재 인근에서 탄핵 반대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후 헌재로 향한다. 기각을 확신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윤상현 의원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탄핵기각 결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오늘의 기각 선고를 통해 대한민국이 더욱 강하고 공정한 나라로 나아갈 것을 확신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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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서 선고를 지켜볼 예정인 한 중진 의원은 "지금 결과를 예측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결과와 상관없이 몹시 떨린다"고 심경을 전했다. 방청을 신청했다 취소한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회를 지키면서 대응을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장보경 수습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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