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록 대표 정산지연 사태 5일만에 공식 입장
구체적인 정산 일정 등 안내 없어
셀러들 대금 미정산 불안감 증폭
최형록 발란 대표가 정산 지연 사태 이후 5일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판매자(셀러)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입장문에는 당초 약속했던 구체적인 정산 일정에 대한 안내가 없어 셀러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28일 최 대표는 발란 파트너센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최근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여러분(셀러)을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발란은 지난 24일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뒤 정산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이날까지 정산 일정과 구체적인 금액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입장문에서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셀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발란 셀러들을 포함해 700여명이 참여 중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정산을 안 한다는 것 아니냐" "정산 일정을 알려준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입장문 발표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 "돈 없다는 얘기를 장황하게 써놓은 꼴"이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당장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입점사들은 돈을 떼일까 우려하고 있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고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다. 정산 주기는 일주일, 15일, 한 달 등 세 가지다. 입점사 대부분은 일주일이나 15일 주기로 정산받고 있으나 한 달 주기로 정산받는 일부 입점사는 2월 판매분까지 포함돼 있다. 개별 셀러들의 피해 금액은 적게는 천만원 단위부터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들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객들에게 반품을 유도하고 있다. 물품 구매자가 반품 요청을 하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서 발란 측으로 넘어가는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어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구매자들에게 커피 쿠폰 등 기프티콘을 지급하면서 반품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정산금을 받지 못한 일부 판매자들은 현재 발란을 상대로 법적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피해 사정을 공유하고 변호사와의 상담을 진행하는 등 대응 방안을 논하고 있다.
지금 뜨는 뉴스
일각에서는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발란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사내 자금은 동결되고 회생 계획에 따라 변제되는 만큼 셀러들은 당장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다만 최 대표는 공지문을 통해 기업회생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