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서 통통해 보이게 하는 필터 유행
필터 사용 전후 사진 공유하며 농담 주고받지만
일각서는 '외모 비하' 비판도
전문가 "신체 불만족에 영향을 끼쳐"
틱톡에서 사용자의 체중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보정 효과인 이른바 '통통 필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도 이 필터의 유행이 유해한 다이어트 문화를 부추긴다며 심각할 경우 식이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틱톡 팔로워 6만6000여명을 보유한 세이디는 '통통 필터' 금지를 촉구하는 인플루언서다. 그는 최근 틱톡 내 '통통 필터'가 유행하면서 자신의 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 뒤 틱톡을 삭제한 여성 몇몇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이디는 "여성들이 '나는 날씬해서 이겼어. 뚱뚱해지는 건 최악의 일일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틱톡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몸매로 조롱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틱톡 내에서는 '통통 필터'를 사용한 전후 모습을 올리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BBC는 "많은 사람이 플랫폼에서 전후 이미지를 공유하며 얼마나 달라 보이는지에 대해 농담을 하지만, 이는 일종의 '외모 비하'이기 때문에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다른 틱톡 사용자도 '통통 필터'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 에어에 거주 중인 에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통통'해서 역겹다고 말했다"며 "이 필터 기능을 사용한 사진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곡선미가 있는 여성으로서 낙담했다"고 말했다.
식품 및 영양 과학자인 엠마 베켓 박사는 이 필터의 유행이 사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켓 박사는 "(통통 필터의 유행은) 체중 낙인(weight stigma, 체중과 체격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을 심화시킨다"며 "몸집이 큰 사람들이 게으르고 문제 있다는 건 낡고 거짓된 고정관념이다.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베켓 박사는 또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은 식이 장애와 신체 불만족에 영향을 끼치고 유해한 다이어트 문화를 부추긴다"며 "사람들이 건강에 해로운 방식으로 음식과 운동에 집착하게 만들고, 사기 제품과 유행 다이어트에 노출되도록 한다"고 짚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몸에 가장 적합한 것을 찾는 대신 일률적인 미용 및 건강 기준에 순응하도록 압력을 가한다"며 "이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모두 해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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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세이디는 "바디 셰이밍(타인의 체형이나 외모 등을 비난하고 평가하는 행위)이나 섭식 장애 등이 포함돼 있는 경우 이를 표시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이 사람들이 게시하고 싶어한다면 게시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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