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로펌과 개인 변호사들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업무 효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일부 대형 로펌들은 자체 개발팀을 두고 내부 맞춤형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반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모자란 중소형 로펌들은 시장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챗GPT,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인기
중소 로펌들에게는 챗GPT, 퍼플렉시티,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이 인기라고 한다. 로펌고우 법률사무소는 내부 구성원들이 제미나이 등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유료 결제해 업무에 활용해 보고, 자체적인 AI 활용 매뉴얼과 프롬프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윤기(50·사법연수원 39기) 로펌고우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각자의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AI 활용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법률 경험과 최신 AI 기술을 결합해 보다 나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 소규모 로펌 대표변호사는 “AI 활용을 광고하려면 대한변호사협회의 인증을 받아야 하므로 별도로 홍보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서 내 정보를 추출하는 간단한 머신러닝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개인회생 서비스를 출시한 중소 로펌도 등장했다. 법무법인 현림이 운영하는 똑생 서비스는 ‘예상 탕감액 AI 진단’ 기능을 통해 기본 질문에 답하고 개인의 사건의 간단한 사실관계를 입력하면 변제율 등을 분석해 준다. 황서형(40·변호사시험 6회) 법무법인 현림 변호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직접 학습시킨 것이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AI를 활용해 업무에 적용한 사례”라며 “AI 기술과 변호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개인회생 사건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연수 참석, 강의 수강…AI 공부 중
변호사들 개개인도 AI 활용법을 배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변호사회 연수 프로그램에 참석하거나 유료 강의를 수강하며 AI 명령어를 실습하고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송무를 주로 하는 변호사들은 AI 활용에 익숙하지 않아 챗GPT 사용을 망설였는데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진행한 세미나를 듣고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다른 변호사는 “의견서 작성, 서면 요약, 영문 번역 같은 초안 작업에 AI를 활용하면서 기존에 한 시간이 걸리던 단순 업무를 30분 만에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이 다양한 AI를 실무에 활용하면서 생성형 AI와 관련한 강의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챗GPT 활용법을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됐지만 이제는 퍼플렉시티, 엘박스AI 등 다양한 AI 도구를 비교·분석하며 실무에서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AI 활용 강의를 진행하는 한 변호사는 “이전에는 생성형 AI의 기본 활용법을 다루는 강의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민사·형사 등 특정 법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변회, 회원 AI 서비스 활용 지원
AI 활용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을 넘어 지방 변호사에게도 확산하고 있다. 하재욱(53·30기) 광주지방변호사회장은 “2024년 광주변회에서 의무 연수 형식으로 AI 법률서비스 강의를 진행했는데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일부 법원 판사들도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 지방 특성상 변호사들이 AI 관련 정보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지방변호사회는 회원들의 요구와 호응에 부응하기 위해 AI 법률서비스 요금을 지원하거나 활용 교육을 강화하는 등 실무에서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추세다. 경기중앙변호사회 성남지회, 인천지방변호사회, 전북지방변호사회는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와 법률 AI 기술 활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현(56·34기) 인천변회장은 로앤컴퍼니와의 업무협약식에서 “급격한 리걸테크 기술 변화에 회원 변호사님들이 한발 앞서 대응할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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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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