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신호 보이는 中
수출주도 성장만으론 한계
소비심리 진작·가계지출 확대 필요
중국은 경제 성장 목표 달성에 있어 막강한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여러 고비가 있었음에도 5%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율을 달성했다. 올해도 5%의 성장 목표가 설정됐는데, 이번 해의 성장 근거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중국 경제는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제 기초 요건은 개선됐으며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다지는 수순으로 보인다. 가계 저축도 크게 늘어 개인 은행 예금이 중국 GDP 총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증시 역시 하락장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 대표 주가지수인 항셍지수(HSI)는 올해 들어 21%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 17.7%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본토 기업을 포함한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는 지난해 26.4%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22% 상승하며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도 각각 13%, 12%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홍콩 시장이 상하이보다 더 좋은 실적을 보인다는 점은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보다 더 낙관적이라는 방증이다. 중국 내 소비 심리 회복이 핵심 과제라는 얘기다.
지난해 중국이 GDP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한 배경엔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수출이 있다. 지난해 순수출이 GDP 성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30.3%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2023년(-11.4%)보다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무역 적자가 심화할 때 순수출 기여도는 음수(-)가 된다.
같은 기간 소비가 GDP 성장에 기여한 비중은 44.5%로 전년(82.5%)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자본 형성(투자) 비중도 25.2%로 전년(28.9%)보다 후퇴했다. 특히 민간 소비가 저조했다. 개인 소비는 5% 이상 증가했지만 소매 판매는 3.5% 증가에 그쳤다. 이는 가계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비를 꺼렸기 때문이다. 결국 늘어난 순수출이 차이를 만든 셈이다.
과거 5년(2015~2019년)간 중국의 1인당 가처분 소득과 가계 은행 예금은 각각 연평균 8.8%, 10.4%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5년(2020~2024년) 사이에는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5.9%로 둔화했고 개인 예금은 매년 평균 13%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 은행 예금은 지난 3년 동안 매년 2조5000달러씩 늘었다. 작년 말 가계 은행 예금은 21조달러로 중국 GDP(19조달러)보다 13%나 큰 규모다.
중국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현금을 쌓아두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주식 시장 하락으로 이른바 '자산 효과'가 위축되거나 되레 악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보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소비 여력을 낮춘 것이다.
기대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작년 9월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4.8%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을 발표했으며 중국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은 "부동산 시장이 하락을 멈추고 안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기대 심리를 개선했고 증시 반등과 부동산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 결국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해 중국은 연간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중국 경제의 핵심 문제는 약한 내수 수요다. 내수 수요가 약하면 중국 기업들은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는 거의 1조달러(중앙은행 기준 768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수출은 지속해서 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전 무역전쟁 때 부과된 20% 관세까지 더하면 총 40% 수준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제품 등에 100%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배제했다. 다른 국가들도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높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을 지속할 수 없다.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중국은 수출·투자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민간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민간 소비는 GDP의 40% 이하로 미국(약 68%)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만약 중국 가계가 은행 예금의 10%만 소비해도 2조1000억달러(GDP의 약 11%)가 추가로 지출된다. 이는 정부가 마련할 수 있는 어떤 경기 부양책보다 훨씬 강력한 경제 효과를 낳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기대 심리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경기 부양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 번 소비 물꼬가 트이면 중국은 5% 성장 목표를 손쉽게 초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SCMP 칼럼] 중국 '올해 5% 성장 목표' 해법은](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31214462965016_1741758408.jpg)
웨이젠 샨 홍콩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창업자 겸 회장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How will China achieve its 5% growth target?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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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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