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尹, 허리 숙여 인사
주먹 불끈…"재판부 결단에 감사"
대통령실 비공식 보고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석방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지난 1월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15일 체포된 지 5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마중 나온 지지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7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왔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윤 대통령은 넥타이 없는 흰색 와이셔츠와 정장을 입었다.
옅은 미소를 띤 채 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입을 다문 표정으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정문에서 3분 정도 걸어 내려와 5시50분께 차를 타고 한남동 관저로 출발했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윤석열'을 외치며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약 25분 뒤인 오후 6시15분쯤 관저 앞에 도착했다. 여기에서도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하거나 손을 흔들며 감사를 표했다. 3분 정도 인사한 뒤 다시 차량에 올라 관저로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인사들의 석방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되어있는 분들도 계신다"며 "조속히 석방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만큼 현안과 정책 등을 정리해 비공식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된 이후 여전히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공식 보좌를 받지 못한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부터 구치소에서 대기하다가 이날 석방된 윤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석방 직후 지지층 결집에 나선 만큼 '옥중 정치'를 넘어 '관저 정치'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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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대검찰청은 법원 판단에 대해 즉시항고 하지 않기로 했지만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이 결정에 반발하면서 석방이 늦어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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