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앞다퉈 46파이 선봬
안정성·경제성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다양한 고객 수요 맞춤에 효율적 대응
“저희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는 두꺼운 캔 구조로 안정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습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현장.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제품 설명에 나선 직원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시리즈의 강점을 줄줄 읊었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올해 행사에서 업계가 최초 공개한 제품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과거 셀 사이에 빈 곳이 생겨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2023년 테슬라의 4680(지름 46㎜ 높이 80㎜) 생산으로 업계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이번 행사에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모두 글로벌 추세에 맞춰 46파이 배터리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46파이 배터리는 초기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크기가 훨씬 커지면서 같은 시간에 더 높은 에너지 용량을 갖추고, 같은 생산 라인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고밀도 배터리는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각사는 용량과 밀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와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 원통형 셀과 팩 솔루션을 선보였다. 부스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었던 건 차체가 제거된 자동차. 안을 들여다보니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패키징 기술이 보였다. 원통형 셀 수십 개가 빼곡하게 정렬돼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직원은 “셀 사이사이를 둘러싼 튜브를 통해 냉각수가 흐르도록 설계해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고 구조적 강성을 통해 셀 간 열 폭주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수직이나 수평 어떤 형태로든 적층할 수 있어 고객의 팩 구조에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는 기존의 2170 배터리 보다 어림잡아 4배는 큰 크기였다. 직원은 “46시리즈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용량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배터리 팩 구조를 간소화하고 셀 수를 줄이면서도, 고객에게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각형 배터리 생산에 주력하던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중 최초이자 최고 출력인 50Å(암페어) 구현해 올해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배터리엔 일반적인 배터리 양 끝에 있는 탭이 보이지 않았다. 일명 ‘탭리스(Tabless)’ 디자인으로 최고출력 성능을 확보한 것. 삼성SDI 부스 직원은 “전동 공구에 배터리를 넣고 작업했을 때 기존보다 40% 정도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날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1분기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전시된 46파이 배터리는 ‘4680, 4695, 46100, 46120’ 등 4개 제품으로 지름 46㎜에 다양한 높이의 제품을 준비했다. 부스 직원은 “고객들의 요구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고 했다.
SK온 부스에서도 폼팩터(제품 외형)의 다변화를 꾀한 전략을 찾아볼 수 있었다. 파우치형을 주로 생산하던 SK온은 이와 함께 각형, 원통형 등 세 가지 폼팩터를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원통형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온 부스 직원은 “차종 형태 등 고객사의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주행거리와 배터리팩 사이즈별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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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번째를 맞은 인터배터리 2025는 688개 기업이 참가해 2330개 부스가 마련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사전등록 인원은 지난해 4만3000여명보다 14% 증가한 5만명, 전시 이튿날까지 방문한 관람객 수는 4만6801명으로 집계됐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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