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자회사 임직원 45억 성과급"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대우건설을 매각하면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봤지만, KDBI는 7000억원의 수익을 냈다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결과 KDBI 임직원 11명은 45억원을 성과급으로 수령했다.
감사원이 6일 발표한 산업은행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 3조20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2019년 7월 자회사인 KDBI에 1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KDBI는 2021년 6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1순위 업체가 입찰가 차이가 크다는 언론보도를 이유로 재입찰을 요청하자 이례적으로 이를 수용하고, 재입찰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KDBI는 1순위 업체가 입찰가를 낮추려는 의도임을 알면서도 재입찰을 수용하고 수정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며 "결국 1차 입찰 때보다 2000억원이 적은 금액에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서 산업은행은 1조3000억원의 손실을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대규모 손실을 봤지만 자회사인 KDBI는 산업은행에서 대우건설 지분을 매수했던 비용보다 7000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뒀다며 750억원의 성공보수를 지급받았다. KDBI는 45억원을 임직원 11명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에 "설립목적을 달성할 법적·제도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자회사를 신설해 설립목적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며 "KDBI가 구조조정 매각업무를 충실히 하도록 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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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감사원은 산업은행에 대출브로커와 결탁해 대출 심사를 조작하고, 코로나19 특별자금을 부당 지원하는 등 부실기업에 112억원을 대출해 113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전 청주지점장의 문책(면직)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해당지점장이 대출해준 업체 7곳에 자기 아들과 딸을 채용해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적발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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