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따려 죽어라 공부했는데…10명 중 3명이 "직업이 없어요"

지난해 박사 취득자 10명 중 3명 직업 없어
2014년 관련 조사 시작한 이래 최대치 찍어

지난해 박사 학위 수여자 10명 중 3명이 직업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30세 미만의 청년 박사 중 직업이 없는 경우는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이는 통계 작성 시작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은 ‘2024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 직업능력연구원이 전국 대학에서 전년도 8월과 해당 연도 2월에 졸업한 박사 학위 취득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응답자 1만442명 중 현재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70.4%였다. 일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실업자)은 26.6%, 취업도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3.0%였다.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무직자 비율은 총 29.6%였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4년에는 24.5%였고, 2018년까지 25.9%로 20% 중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 29.3%로 껑충 뛰어올랐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특히 청년층 신규 박사가 구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30세 미만 응답자 537명 중 무직자는 47.7%로 이 역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였다.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45.1%였다. 2.6%는 구직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 박사의 무직자 비율이 4154명 중 33.1%로 남성(6288명) 중 27.4%보다 높았다.

전공 분류별로 보면 예술 및 인문학이 40.1%로 가장 높았고,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37.7%),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33.1%) 전공자도 무직자의 비율이 높았다.

보건 및 복지(20.9%),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 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취업자가 많아 무직자 비율이 낮았다.

‘직장 선택 시 고려사항’ 항목에서는 4983명 중 30.2%가 전공 관련성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급여(26.1%), 고용안정(16.9%)이 그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실제 업무와 전공의 관련 정도에 대한 응답으로는 89.0%가 ‘높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11.0%가 ‘낮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은 박사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취업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