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보다 전력 소모가 3만배 적으면서, 센서 감지·연산·디스플레이 출력을 하나로 통합해 기능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플랫폼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박철민 교수 연구팀, 고려대 왕건욱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진행해 초저전력 뉴로모픽(인간의 뇌를 모방해 기억·연산을 대규모로 진행할 수 있는 컴퓨팅 기술) 기반의 일체형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 소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맞춤형 건강관리 수요 증가로 신체 움직임과 심박수 등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헬스케어 장치가 인기를 모은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웨어러블 기기는 센서·연산·디스플레이 기능이 제각각 작동해 시스템이 복잡한 데다 전력 소모가 크다는 문제를 떠안고 있다. 또 직관성이 낮은 디지털 숫자 표시와 구부림, 압력 등 변화에 취약해 착용하는 데 불편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 기술과 데이터를 단말기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방식을 적용하고, 센서-시냅스-디스플레이 기능을 단일 소자로 융합한 초저전력 AI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엣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 없이 단말기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 응답속도가 빠르고, 네트워크 부하와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공동연구팀은 연구과정에서 우선 전기화학발광 이온겔(이온의 이동성과 기계적 유연성을 동시에 갖는 전해질 소재)과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전해질과 유기 반도체가 결합된 트랜지스터로, 바이오센서 및 웨어러블 소자에 주로 쓰인다)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AI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현했다.
이는 센서-시냅스-디스플레이 기능이 집적된 뉴로모픽 기반 소자로, 인공 신경망을 통해 입력 자극을 실시간 학습하고 결과물을 빛의 강도와 색상으로 출력하는 AI 디바이스 역할을 한다.
특히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일체형 AI 디스플레이의 전력 소모는 스마트워치(1W 수준)보다 3만배가량 낮은 수준을 보여 전력 소모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팀은 이 기술을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사용자의 관절 재활이나 심박수 이상을 모니터링하는 데도 성공했다.
사용자가 관절 재활 동작을 할 때마다 빨강·초록·파랑 불빛이 점점 밝아지면서 사용자의 재활 동기를 유발하고, 심박 이상 패턴을 분석해 정상은 빨간색·경미한 이상은 초록색·심각한 이상은 파란색 등으로 표시해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것이다.
박철민 교수는 “공동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기존 웨어러블 시스템의 높은 전력 소모와 복잡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했다”며 “개발한 기술은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은 물론 향후 로봇 감각 피드백, 스마트 센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AI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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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 기술 개발사업,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 24일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도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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