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당국 배치 아닌 로봇업체 테스트로 확인
최근 중국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주 급등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가 급부상하는 중국에서 이번엔 교통 안내를 하는 로봇이 포착됐다. 24일 신징바오 등 중국 현지 매체는 지난 22일 베이징시의 한 거리에서 교통 경찰관의 모습을 흉내 낸 휴머노이드 로봇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로봇을 본 이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약 130㎝의 키로 보이는 이 로봇은 팔을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며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들을 안내했다. 직접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했다.
이 로봇을 보려고 행인들이 몰려들면서 한때 일대 교통 혼잡이 가중되기도 했다. 어설프긴 해도 교통경찰의 움직임을 따라서 하는 해당 로봇의 영상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했다. 그러면서 로봇의 정체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나왔다. 먼저 로봇이 형광 안전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베이징 교통 당국에서 새로 배치한 것 아니느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앞서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교통경찰 업무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했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들의 확인 결과 교통경찰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봇은 베이징 소재의 한 로봇개발업체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이징 교통 당국은 해당 업체 직원들에게 로봇 철수를 요청했다. 또 관련 테스트는 개방되지 않은 장소에서 해야 한다고 안내하며 고의적인 교통질서 방해 행위에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회사들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일주일 새 세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24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항츠첸진(杭齒前進)의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8거래일 동안 총 1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역시 37억8200만위안(약 7500억원)에서 81억600만위안(약 1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국유기업인 항츠첸진은 조선, 풍력발전 등 각종 분야의 기어 장치 제조사다. 10일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 부품 개발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방영한 춘제(음력 설) 갈라쇼부터다. 유니트리(宇樹科技)의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무용수 16명과 함께 중국 북부 지역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H1는 손수건을 돌리고 던졌다 받는 등 어려운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유튜브 채널 'South China Morning Post'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은 최근 중국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창성베어링(長盛軸承)은 지난 6일부터 급등세를 시작, 21일까지 100% 넘게 올랐다. 이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베어링을 제조한다. 이 외에도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신스다(新時達)는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휴머노이드 로봇 자회사를 둔 성퉁(盛通) 인쇄주식유한회사 주가는 약 한 달간 70%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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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관영 중국 중앙(CC)TV가 방영한 춘제(음력 설) 갈라쇼부터다. 유니트리(宇樹科技)의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무용수 16명과 함께 중국 북부 지역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H1는 손수건을 돌리고 던졌다 받는 등 어려운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이 수준급으로 올라섰고, 관련 제품이 보급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세는 이제 시작인 만큼, 기업들의 전망이 밝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증권가는 진단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주가 급등은 비이성적인 만큼 기업들이 직접 투자자들에게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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