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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전세계 쥐락펴락 미·중·러 3强…'73.6세' 올드보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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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안정' 택한 美유권자들
왕처럼 수십년 통치하는 러·중 리더
주위 참모진도 같이 늙었다…장로정치化

[글로벌 포커스]전세계 쥐락펴락 미·중·러 3强…'73.6세' 올드보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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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세'.


보수주의와 자국중심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국제 경제와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중국·러시아의 수장들의 평균 나이다. 작년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전 세계 대통령 나이 평균값(중간값)인 62세보다 10세 이상 많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통령인 부르키나파소의 이브라힘 트라오레 대통령(36세)보다는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것 외에도 이들은 강한 리더십을 표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美 트럼프, 바이든과 같은 나이로 백악관 귀환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2017년 취임식 당시 70세로 제45대 대통령에 올랐던 트럼프 대통령은 78세가 된 올해 백악관에 금의환향했다. 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4년 전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보다 159일가량 더 나이를 먹은 상태다. 이렇게 미국은 연속 세 번에 걸쳐 70대 고령의 대통령을 맞이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 자유도가 높은 나라는 집권자의 나이가 적고 재임 기간이 짧다. 퓨리서치는 작년 보고서에서 "자유도가 낮은 국가에서는 권력 교체가 드물고 장기 집권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도자의 평균 연령이 더 높다"며 "반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기적인 선거와 리더십 교체로 더 젊은 지도자가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각 지역의 문화적 요인과 역사적 배경도 지도자의 연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러시아 등 1인 독재가 가능한 사회주의 체제 국가들의 지도자 나이가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는 희귀한 사례다. 역대 계보를 봐도 70세가 넘어 취임한 미국 대통령은 손에 꼽힌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1789~2021년 사이 68차례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 중 70~79세 사이 대통령을 위한 취임식은 4회뿐이다. 가장 많은 나이대는 50~59세 사이로 35회였으며, 60~69세가 19회, 40~49세는 10회였다. 이는 재당선자를 포함한 수치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나이에서 중간값(median)은 55세였다. 중간값은 숫자를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하는 값이다. 물론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미 정계에서 나이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다. 말솜씨가 뛰어났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나(73세)의 상대(56세)가 젊고 경험이 없다는 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라는 어록으로도 유명하다.


미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고령의 대통령에게 표를 건넨 것은 언제부터일까.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구호로 내걸며 제45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부터라고 짚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트로이트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며 백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전 대통령을 앞세워 승리했다. 그동안 '보수의 상징'으로 거듭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공략해 4년 만에 백악관을 탈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미 의회로부터 반대를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임기 초부터 이민자 퇴출·정부 효율화·관세 정책 등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그렇게 미국 대통령 평균 나이는 치솟았다.

[글로벌 포커스]전세계 쥐락펴락 미·중·러 3强…'73.6세' 올드보이들

72세 푸틴·71세 시진핑…참모들도 함께 늙어

'관세 카드'로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유일하게 '카운터파트'로 진지하게 상대해주는 러시아와 중국의 리더가 모두 70대라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올해 72세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벌써 30년째 집권 중이다. 47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푸틴 대통령은 '젊고 강한' 이미지를 계속 구축하는 데 관심을 쏟아왔다. 새해 꼭두새벽부터 영하 5도 얼음물로 목욕한다거나 상반신을 탈의한 채 말을 타는 모습 등을 의도적으로 노출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함께 나이 든 '노련한' 참모들의 덕을 본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러·우 전쟁 종전을 위한 미·러 고위급 회담이 끝난 후 외신들은 러시아가 미국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회담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 두 사람의 외교 경력은 총합 100년에 달했다. 1972년 외무부에 들어온 라브로프 장관은 2004년부터 20년 넘게 러시아의 외교 수장으로 재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연방 1군'들의 자리를 보전해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힘을 쏟았다. 측근들이 60대를 넘어 70대가 되자 공무원 임기를 계속 늘리기 위해 계속 규칙을 개정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펴내는 정치외교 전문지 카네기폴리티카는 "푸틴 대통령은 노년에 같은 자리에서 익숙한 얼굴을 보며 위안을 얻게 됐다"며 "현 상태를 유지하고 팀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 노년층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비교적 '젊은 피'에 속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올해로 벌써 12년 넘게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처음 국가 주석 자리에 오른 그는 2023년 3월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덩샤오핑 이후 지켜져 왔던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은 2연임으로 그친다'라는 관례를 깬 것이다. 이로써 2028년까지 5년간의 임기도 보장받았다. 시 주석은 최근 고강도 반부패 사정 작업 과정에서 측근 중 일부를 잘라내는 단호한 모습도 보였다. 미국의 10% 관세 부과 정책에는 지난 10일부터 '보복 관세' 시행으로 맞섰다. 대미 수출 1위 국가인 멕시코가 머리를 숙인 데 반해 중국은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대신 시 주석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겸 명예회장을 비롯한 자국 기업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다지며 미국 견제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 대리 못 하고·소련 연상 우려도

다만, 일각에선 고령의 대통령과 측근을 중심으로 한 '장로정치'가 젊은 유권자들을 정치적으로 대리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체제 붕괴를 이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1년 12월26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시대를 끝으로 막을 내린 소련 말기를 보는 것 같다는 비판이다. 카네기폴리티카는 "러시아 정권은 점점 더 소련 말기를 통치했던 노년층과 닮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미국의 리더십은 지도자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소련의 후기와 더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며 "연령 측면에서 미 의회는 일반 대중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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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판에서도 젊은 후계자를 일찌감치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픽(pick)'인 올해 40세 J.D. 밴스 부통령이 더 빨리, 더 큰 권력을 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직 판단은 이르다"며 밴스 후계자설에 선을 그었다. 현재 '트럼프 실세'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더불어 '재벌집 막내아들' 현실판인 3남 배런 트럼프 등도 풍부한 정치 유산을 물려받을 후보로 꼽힌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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