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특혜논란에…美국무부, '테슬라 장갑차' 구매 계획 보류

국무부 조달 예측 문서에 '테슬라 장갑차' 기재
특혜·이해상충 논란 일자, 국무부 입장 바꿔
머스크 "국무부 계약 체결 안 해"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국무부와 자동차 납품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논란이 되자 국무부가 해당 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격으로 정부 예산을 들여다보고 있는 머스크가 정부기관에 자사 제품을 납품하는 것을 두고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되자 이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더힐 등에 따르면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4억달러(약 5천800억원) 상당의 전기 장갑차 구매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이자, 지지자 중 한 명이다.

전날 NYT는 국무부의 2025년 구매 예상 명세를 담은 조달 예측 문서에 4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장갑차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취임하기 전인 작년 12월에 공개됐다.

이에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정부 기관 축소와 지출·인력 감축을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가 자신의 회사 제품을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것은 이해 충돌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머스크의 회사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해당 구매 계획이"민간 기업의 전기 장갑차 생산에 대한 관심을 조사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이 구매 요청을 실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해당 조달 예측 문서에는 테슬라의 이름이 삭제됐으며, 전날 새로 공개된 국무부 조달 문서에는 테슬라에 대한 언급 없이 "전기 장갑차"라고만 기재됐다. 국무부는 전기 장갑차 조달 계획 역시 현재 더이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머스크 역시 테슬라가 국무부와 해당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날 엑스의 계정에서 해당 뉴스를 공유하며 "나는 테슬라가 (국무부에서) 4억달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적어도 내게 아무도 그것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머스크의 회사들은 이전 정부에서도 다수의 계약을 수주했으며, 지난 5년간 체결한 계약 규모는 130억달러(약 18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NYT는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