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권위 전원위원회 앞두고
극렬 지지자들 몰려 혼란 가중돼
'尹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통과
10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관련 안건 심의를 앞두고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인권위에 몰려든 가운데, 한 남성이 마블 영화 캐릭터인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모습이 포착돼 주목받고 있다. 이 남성을 방패를 든 채 회의실이 위치한 14층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서기도 했다. 안건 상정에 반대하는 이들의 회의 저지를 막겠다며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박충권·조배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서미화 의원은 각각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인권위를 찾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전부터 인권위에 집결해 직원들과 대치하고 회의를 방해하는 행태를 보였다. 특히 한 지지자가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채 나타나 주목받았다. 이 남성은 “엘리베이터를 하나씩 막고 못 들어오게 하자”고 외치고, 14층에 온 시민들을 향해 "방청 인증 있냐. 지금 들어오면 안 된다. 사상 검증을 해도 못 들어온다"며 막아서기도 했다. 다만 이 남성을 비롯해 지지자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약 15분 만에 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인권위원장인 고민정 의원은 "인권위 앞에서 서부지법 폭동과 유사한 수준의 만행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인권위에 들어가려는 취재 기자들에게 ‘이재명 XXX’, ‘시진핑 XXX’ 등을 말해보라며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버젓이 벌이고 있다”며 “사상 검증’은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오후에 제2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상정했고, 일부 수정을 거친 뒤 재적 위원 11명 중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통과됐다. "헌재(헌법재판소)를 두들겨 부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용원 상임위원 등이 지난달 발의한 이 안건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방어권 보장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철회, 대통령 권한대행 복귀 등을 권고하는 내용으로, 시민단체와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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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의원은 방청을 마친 뒤 "오늘은 인권위 사망의 날이다. 법원에서 결정하는 사안도 인권위가 '이래라저래라' 판단하는 상왕 정치"라며 "이 순간부터 대한민국에 인권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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