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아공 토지 몰수 정책 비판 분위기에 동조
남아공 지원 중단 선언에
남아공 정부, 머스크에 SOS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외교 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남아공 정부의 토지 몰수 정책을 문제 삼으며 남아공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하자,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발맞추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난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는 "남아공은 매우 나쁜 짓들을 하고 있다. 사유 재산을 수용하고, G20을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장려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DEI와 기후변화(대응)를 장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일은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것이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거나 반미주의를 친절하게 받아주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남아공은 오는 20~21일 요하네스버그에서 G20 외교장관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의 불참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아공 지원 중단 선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남아공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 몰수 정책을 비판하며 남아공에 대한 미국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남아공이 토지를 몰수하고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매우 나쁘게 대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전반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남아공에 대한 향후 미국의 기금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23년 기준, 남아공에 약 4억4000만 달러(약 6450억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몰수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달 공익적 상황에서 국가가 개인의 토지를 보상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계층'이란 백인들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아공의 백인 인구는 8%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토지는 전체의 75%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남아공 정부의 토지 무상 몰수 정책에 대해 회의적이다. 머스크 CEO는 라마포사가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적인 소유권 법률을 가지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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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남아공 지원 중단 발언 이후 남아공 정부는 머스크 CEO에게 도움을 청했다. CNN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실은 3일(현지시간) "라마포사 대통령과 머스크가 남아공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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