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 4분기에만 3594억 적자
"올해는 배터리 매출·손익 개선될 것"
SK이노베이션이 그룹 캐시카우인 SK E&S와의 합병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30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서며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개최한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4057억원, 영업이익 15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20.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실적은 매출 74조7170억원, 영업이익 3155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3.3%, 83.4%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에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합병한 SK이노베이션 E&S 실적이 반영된 영향 등으로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1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토탈 에너지 밸류체인을 내세우며 SK E&S와의 합병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배터리 사업(SK온)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실적 개선을 위한 것으로 봤다.
배터리 4분기 영업손실 3594억원…반짝 흑자 뒤 다시 적자전환
지난 3분기 배터리 사업 독립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던 배터리 사업은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배터리 사업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판매 물량 증대로 매출액은 1679억원 늘었지만, 재고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4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전 분기 대비 약 34% 증가한 813억원을 기록했다.
그 밖에 사업별로는 ▲석유사업 매출 11조6868억원, 영업이익 3424억원 ▲화학사업 매출 2조3734억원, 영업손실 842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9707억원, 영업이익 1395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3792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 ▲소재사업 매출 312억원, 영업손실 742억원 ▲SK이노베이션 E&S사업 매출 2조3537억원, 영업이익 12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E&S의 경우 지난해 11~12월 손익만 반영된 것이며, 연간 기준으로는 1조11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사업은 난방유 등 석유제품 수요 확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인해 정제마진과 재고손익이 개선되며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 했으며, 화학사업은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에 따른 재고 효과 등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비수기 및 판매 가격 약세에 따른 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연간으로 안정적인 손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판매 물량 증대와 환율 및 가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에 따라 전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소재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고 관련 등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계절적 변동에 따른 전력수요 감소 등으로 전력시장가격(SMP) 하락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터리, 올해 실적개선 기대"…배당금 주당 2000원 의결
회사 측은 지난해 연간 1조127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배터리 사업 실적이 올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거두며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북미 판매량 확대와 이에 따른 AMPC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밖에 원가 구조 개선 등 수익성 제고 활동 강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및 SK엔텀과의 합병 시너지를 통한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석유사업의 경우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 국가를 제외한 미국, 캐나다 등 국가가 원유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항공유와 같은 일부 석유제품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정제마진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은 글로벌 주요국가의 경기둔화 우려로 스프레드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 봤다. 윤활유사업은 SK엔무브 고급 윤활기유 제품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이달 베트남 15-2/17광구에서 일산(日産) 최대 1만 배럴 규모 고품질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으며, 향후 추가 탐사와 평가 작업을 통해 매장량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재사업은 기존 고객사 대상 판매 확대와 신규 고객사 수주 및 출하 시작으로 판매량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올해 하반기 상업생산 예정인 연 130만톤 규모 호주 깔디따-바로사(CB) 가스전을 적기에 도입해 이익 안정화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올해 글로벌 정세 변화로 석유, 가스와 같은 에너지 사업환경이 바뀌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SK E&S와의 합병으로 전체 에너지 밸류체인 확보와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일류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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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주당 2000원의 배당금 지급을 의결했고, 오는 3월로 예정된 SK이노베이션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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