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등 대통령실 참모들 이날 면회
尹 '메신저' 늘어…옥중 정치에 활용
與, 방탄지지층 이용해 보수결집 유도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내 친윤계 인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윤석열 대통령 접견에 나섰다. 윤 대통령도 측근 인사 등의 방문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대통령실·여권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들은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찾았다. 국민의힘에선 권성동 원내대표, 윤상현 의원 등이 이미 면회 의사를 밝혔고 이외에도 다수 의원이 면회를 희망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일반 접견은 1일 1회, 3~5인 이내 규모이고,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일정으로 그마저도 주 2~3회로 제약된다. 일단 지도부급이 접견하고, 추후 친윤계 의원이나 비서관들도 면회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연휴 직후 여권 인사들의 면회가 몰리는 것에는 여전히 견고한 윤 대통령 극우 지지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추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극우 지지층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도 면회는 활용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서면이나 페이스북, 변호인단 구두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밝혀왔지만 직접 접견한 정치인이나 측근들까지 메시지 전파에 가세하면 여론전이 수월해질 수 있다.
친윤계 의원 등은 구속기소된 이후에도 견고한 윤 대통령의 '방탄 지지층'을 흡수하며 보수 지지세력 결집과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서고, 윤 대통령은 면회 온 이들을 메신저 삼아 '옥중 정치'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정치권에선 계엄 사태 이후 침묵 중인 김건희 여사가 면회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까지 나설 경우 동정심과 보수 결집을 끌어낼 수 있으나, 반대로 중도층 여론 악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 김 여사 측도 이를 고려해 당장 면회 계획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설 연휴 입장문에서 "건강이 나빠져 (아내)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하는 등 자주 김 여사를 여론전에 사용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추후 김 여사의 깜짝 면회가 공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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