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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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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걷는 건 문제 없었어. 노인들은 아프거나 다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집에서 사는 게 힘들어진다. 몸 상태에 따라 노인의 생애주기는 '건강-노쇠-요양' 단계로 나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 보고서를 보면 건강 단계를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상태'로 정의했다. 노쇠 단계는 '한 가지 이상의 돌봄이 필요해지는 상태'다.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돌봄연구센터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의사가 집으로 와야 하고, 요양보호사가 와서 밥도 해줘야 하고, 방에 안전 손잡이도 있어야 한다"며 "이런 요건을 갖춰야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2005년부터 이런 방식으로 노인들이 집에 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역포괄케어'라고 부르는 이 제도는 '의료'·'생활지원'·'요양' 세 축이 같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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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살까지 집에 살려면 필요한 것들

한국, 작년 12월 초고령사회 진입
일본처럼 '지역포괄케어' 첫발

방문의료·영양관리·집수리 등
집에서 노인 돌보는 '통합돌봄' 준비 중

예산·인력·경험부족 해결 시급해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에서 박종임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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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걷는 건 문제 없었어. 석 달 전만 해도 수영장 가서 친구들이랑 아쿠아로빅도 했지. 근데 갑자기 무릎 관절이 심하게 고장이 났잖아. 이제 시장에 반찬도 못 사러 가는 신세가 됐지 뭐야. 의료 파업 때문에 수술 날짜도 자꾸 미뤄져. 근처 사는 딸이 아침마다 밥 챙겨준다고 왔다 갔다 하는데 걔가 고생이지. 아침마다 지팡이 짚고 집 앞에 목욕탕에 가서 더운물에 무릎을 지지고 와. 그런데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가 더 못 움직이면 집에서 혼자 살 수 있을까, 그게 걱정이지."
(지난해 10월28일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에 사는 81세 박종임 할머니)

노인들은 아프거나 다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집에서 사는 게 힘들어진다. 몸 상태에 따라 노인의 생애주기는 ‘건강-노쇠-요양’ 단계로 나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 보고서를 보면 건강 단계를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상태’로 정의했다. 노쇠 단계는 ‘한 가지 이상의 돌봄이 필요해지는 상태’다. 노인의 약 60%가 해당하는데, 건강이 더 나빠지는 걸 막아야 할 시기다. 요양 단계는 ‘일정 수준의 돌봄’이 필요하다. 노인의 약 10%가 이 단계로,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건강관리와 생활지원이 필요하다.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집에 사는 노인들, 위기가 오는 때는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지난해 11월 18일 도요아케시에 거주중인 와타나베 사치코(90) 할머니가 '챳토 서비스'(250엔에 30분간 노인을 돕는 서비스) 도우미들의 부축을 받아 집에 들어가고 있다.

‘노쇠’ 혹은 ‘요양’으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노인들은 내 집에서 살 것이냐, 시설로 갈 것이냐 갈림길 앞에 서게 된다.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돌봄연구센터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의사가 집으로 와야 하고, 요양보호사가 와서 밥도 해줘야 하고, 방에 안전 손잡이도 있어야 한다"며 "이런 요건을 갖춰야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2005년부터 이런 방식으로 노인들이 집에 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역포괄케어’라고 부르는 이 제도는 ‘의료’(병원·약국 서비스)·‘생활지원’(가사·안부확인)·‘요양’(목욕도움·재활훈련) 세 축이 같이 움직인다. 의사와 간호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가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다니며 동네 노인들의 집을 수시로 살핀다. 위급 상황에도 30분 안에 달려갈 수 있다. 자식이 돌봐주지 않는 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보살펴야 노인들이 내 집에 사는 게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지역포괄케어’가 일본 전역에 자리 잡은 건 2010년 이후다. 몸이 쇠약해지는 75세 이상 후기고령자가 이즈음 급속하게 늘면서 사회보장재정이 바닥을 드러낼 거란 경고가 나왔다. 아픈 노인이 많아지면 병원비와 돌봄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의료·개호(요양)보험료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집에서 자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시급했다.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韓도 日따라 '통합돌봄' 첫발 뗐지만, 갈 길 멀어

지난해 12월 한국도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형 지역포괄케어인 ‘통합돌봄’이 첫발을 뗐다. 지난해 3월 국회에서 ‘통합돌봄 지원법’(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이 법에 따라 내년부터 모든 지자체는 노인들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광주 북구·충북 진천·대전 유성·경기 부천 등 12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국비와 지방비를 한해 5억3000만원씩 들여 총 10억6000만원으로 통합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 유 센터장은 "12개 지역은 준비를 잘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들은 아직 걸음마도 시작 못 했다"며 "통합돌봄이 전국으로 확산하려면 예산 부족, 인력 부족, 경험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돌봄’에 ‘통합’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있다. 시범사업 지역 중 하나인 진천군의 이재철 주민복지과 주무관은 "의료와 돌봄을 잘 융합하는 게 통합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대상자 선정 전에 어르신 댁에 꼭 가본다"며 "냉장고라도 열어봐야 식사를 어떻게 하시는지, 무슨 약을 드시고, 어디가 불편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진천군은 통합돌봄 대상자 관리를 위해 매주 한 번 영상회의를 한다. 복지담당 공무원·의료진·사회복지사·보건소 담당자·치매안심센터 관계자가 참석한다. 대상자 상태에 따라 건강보험공단 직원·물리치료사·한의사·약사가 참여할 때도 있다. 이 주무관은 "대상자 정보를 공유하며 방문의료, 영양관리, 생활지원, 집수리 같은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경과를 살펴 돌봄을 끝내는 시기까지 결정한다"고 했다.

내 집에서 눈 감을 수 있을까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지난해 10월 29일 광주광역시 북구 한 아파트에서 안영일(89)씨가 의료진에게 장기요양 재택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강진형 기자

통합돌봄 대상자는 소득 수준이 아닌 건강 상태로 결정한다. 저소득층이 아니거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않아도 된다. 돌봄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병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노인복지관을 통해 대상자를 추천받기도 하고, 어르신들이나 자녀들이 직접 지자체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이런 의료와 돌봄 서비스가 있긴 하다. 몸이 아픈 독거노인 한 명을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행정복지센터 공무원 등 3~4명이 보살핀다. 문제는 이들끼리 말 한마디 섞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인에 대한 정보는 각자 맡은 영역에서만 아는 게 전부다. 독거노인이 약을 안 챙겨 먹어도, 생활지원을 해주는 사회복지사는 모르고 지나치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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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센터장은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들을 연결만 해도 통합돌봄을 시작할 수 있다"며 "통합돌봄이 자리 잡아야 어르신들이 지금 사는 집이 시니어하우스가 되고, 일본처럼 집에서 임종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100살까지 집에 살려면"…'건강 나쁘면 누구나' 의료·돌봄 받아야[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심나영 차장(팀장)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강진형 기자(사진)ayms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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