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황금시대' 연다는 트럼프에
안전한 파트너 필요성 강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는 2월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예고와 관련, 미국의 조치에 캐나다도 강력히 대응할 것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퀘벡주 몬테벨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고에 관한 질문에 "캐나다는 그에 대응할 것이며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응은) 강력하고 신속하며 균형 잡힌 것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수준에 비례한 맞대응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일정 수준의 예측 불가능성과 수사(修辭)가 항상 나온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미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도 "캐나다 역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캐나다 정부는 철강, 세라믹, 유리, 오렌지주스 등 미국산 제품을 1단계 보복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는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도 '거래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래 파트너로서 러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등 여타 자원국 대비 캐나다의 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황금시대(The golden age of America)'를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철강과 알루미늄, 필수 광물, 더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에너지 등 미국 경제를 전속력으로 운영하기 위한 모든 것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경 보안 조치를 통해 펜타닐 밀매를 해결하려는 10억달러 규모의 종합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측은 중국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로 이른바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이 다량 밀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이유로 2월부터 중국에 10%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조기 재협상을 위해 고율 관세 부과 카드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USMCA의 2026년 법정 검토가 예정돼 있으나, 트럼프가 재협상 시점을 앞당기길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된 협정이다. 현재 USMCA 적용을 받는 미국과 이웃 국가 간 무역 규모는 2조 달러 정도다. 협정 체결 이후 멕시코와 캐나다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한편, 트뤼도 총리는 최근 새로운 당 대표가 임명되면 자신의 직을 사임하겠다는 데 동의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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