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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용등급보단 국민 행복을 걱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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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용등급보단 국민 행복을 걱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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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에서 오랫동안 대외업무를 맡아온 A 공무원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신용등급부터 걱정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내리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이 올 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정치적 격랑을 겪었던 프랑스가 이미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터라 그는 더욱 노심초사했다.


이후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직접 신평사에 서한을 보내고, 한국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글로벌 신평사들이 겉으로만 한국을 지지하고 속으로는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었다. 그래서 신평사 간담회가 열리던 날 관계자를 한쪽으로 불러 이렇게 물었다. “한국 신용등급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글로벌 신평사 담당자는 “그런 건 걱정하지 말고 한국 국민들의 행복부터 걱정하라”는 말을 남겼다. 마치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그는 건전재정 기조가 한국 신용등급 유지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했다. 신평사들은 프랑스 총리 불신임 사태로 신용등급을 강등하며 ‘재정적자 상태가 심화하는 상황’을 거론했다. 1540억유로에 달하는 방만한 빚더미가 발목을 잡았다. 반면 한국의 부채비율은 아직 양호한 편이다. 지출 구조조정을 실제로 시행한다는 점도 신평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탄탄한 관료제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계엄 당일부터 경제 수장들은 한데 모여 출렁이는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을 진화했다. 기재부는 혼돈 속에서도 외환시장 개방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한 개혁방안을 내놨다. 국무회의에서는 각종 경제정책이 심의·의결되고 있다. 정치적 공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제가 굴러가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였다.


건전한 재정과 탄탄한 관료제, 두 축이 무너지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간다. 선심성 정책으로 꾸려진 추가경정예산을 대대적으로 마련하자는 목소리, 시급한 경제 법안들이 정치 현안에 밀려 논의조차 못 하는 현실, 거부권 행사 무력화를 위해 국무위원을 계속 탄핵하자는 으름장이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이유다. 이같은 행보로 이득을 보는 정치집단은 있겠지만, 국민은 좌우할 것 없이 피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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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권도 우리 신용에 위협이 되는 정책이나 목소리는 자제해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걱정할 게 아니라, 경제가 정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제관료들과 기업가들이야말로 정치권에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 공무원이 들었던 말을 정치권에 돌려주고 싶다. "경제는 걱정하지 말고 제발 국민들 행복부터 걱정하세요".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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