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의 주범이 과거 중학생 때 학원 강사에게서 성추행당했다며 교도소 복역 중 민사소송을 냈으나 결국 패소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21단독 박진영 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 주범 김모씨(25·여)가 전 학원 강사인 6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박 판사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김 씨와 A씨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으며 박 판사는 구체적인 원고 패소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김 씨는 2017년 3월 29일 인천시 연수구 공원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생 B양(사망 당시 8살)을 자기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유기했다. 범행 당시 17살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상태였던 그는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 중이다. 공범으로 김 씨와 함께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27·여)는 범행을 방조한 사실만 인정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김 씨는 2022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A씨를 상대로 위자료 3000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인천지법에 냈다. 그는 중학생이었던 2013∼2015년 자신이 다니던 연수구 동춘동의 한 학원에서 강사인 A씨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3개월 뒤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2023년 8월 성추행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혐의없음'으로 A씨에게 불기소 처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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