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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산불 덮친 '세계 최대 토끼박물관'…40년 애장품 '잿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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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소품 모아 차린 박물관
직접 진화 나섰지만 결국 불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역 명물이었던 '토끼 박물관'도 잿더미가 됐다. 박물관 운영주는 망연자실한 한편 박물관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LA산불 덮친 '세계 최대 토끼박물관'…40년 애장품 '잿더미' 2024년 9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끼 소품을 보유한 것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을 인증받은 토끼 박물관 운영자 스티브 루반스키·캔디스 프레이지 부부. 기네스 세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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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LA 북부 알타데나의 레이크 애비뉴에 있는 토끼 박물관에 화마가 덮쳤다. 이 박물관을 운영하는 스티브 루반스키는 화재 당시 직접 나서 진화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불길이 점점 번져오자 박물관을 운영하는 부부는 서로에게 처음 선물했던 토끼 인형 등 가장 중요한 몇몇 토끼 소품과 반려 토끼 '도리스', '니키', 그리고 고양이만 챙겨서 빠져나와야 했다.


직접 소방 호스를 들고 불을 끄려 시도하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 나선 루반스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헝클어진 머리와 얼굴 곳곳에 그을음이 묻은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루반스키는 울먹이며 "우리에게 상징적인 알타데나 올드타운 전체가 사라졌습니다. 이 충격이 한동안 가시질 않을 것 같아요"라며 "아내와 제가 이 박물관을 완성하는 데 거의 40년이 걸렸어요. 이렇게 됐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겁니다"라고 밝혔다.


아내 캔디스 프레이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끼 박물관을 같은 자리에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끼 박물관은 스티브 루반스키와 캔디스 프레이지 부부가 운영하던 곳으로 40년 가까이 토끼 관련 소품을 모아 전시하던 곳이다. 루반스키 부부가 서로를 '버니'(토끼)라는 애칭으로 부르면서 토끼 모양 소품을 선물하다가 관련 수집품을 하나둘씩 모아왔던 것이 박물관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수집품은 4만 6000점 이상이다. 다양한 토끼 관련 물품을 모은 이들 부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끼 수집품 보유'라는 주제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전시품 가운데에는 루반스키가 아내 프레이지에게 처음 선물한 토끼 인형을 포함해 수백개의 미니어처 도자기 토끼, 토끼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 토기 모양의 쿠키 단지,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등 토끼와 관련된 영화 포스터, 토끼 의상, 토끼를 소재로 한 책 등 다양한 토끼 소품이 있었다.



LA산불 덮친 '세계 최대 토끼박물관'…40년 애장품 '잿더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타버린 알타데나의 토끼 박물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 캡처

한편 LA 산불은 닷새가 지나도 좀처럼 진정되기는커녕 계속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연방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진화에 힘쓰고 있지만, 진화율은 아직 10%대에 머물고 있다. 거센 바람 등이 다시 기세를 올리면서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해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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