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다 죽어" 인상 결정 러시
등록금 상한선 도입 후 대학 예산 감소
사립대 53% "올해 등록금 인상 계획"
학부모, 학생 등록금 부담 불가피
대학 등록금이 2009년부터 17년째 동결된 가운데 대학들이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등록금 인상에 돌입했다. 서강대와 국민대는 올해 등록금을 각각 4.85%, 4.97% 인상하기로 했고 연세대와 고려대 등도 등록금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국회입법조사처의 '등록금 인상률 제한규정 입법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학의 연구비,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토지 및 건물매입비 등의 예산이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한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했고, 2011년에는 등록금 법정 상한선이 도입됐다. 정부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대학에 한해서만 국가장학금( II유형)을 지원하는 조건을 내걸면서 대학 등록금은 사실상 동결 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와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이 계속되면서 대학들은 재정난 심화를 호소하고 있다. 입법조사처 집계에 따르면 사립대가 연구비에 지출한 예산은 2011년 5401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2022년 4429억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151개 회원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 현안 관련 조사 분석 결과'에서 설문에 응답한 사립대 총장의 75.9%가 대학 현안 1순위로 '대학 등록금 인상'을 꼽았다. 특히 조사에 응답한 사립대 총장들의 53.3%는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2.2%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응답했다.
만약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등록금 상한선이 무의미해질 경우 학부모,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거점국립대학총장들과 영상회의를 열어 등록금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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