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하는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6일(현지시간) 오전 엑스에서 뉴스·미디어 계정 '비세그라드24'의 한국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한국은 난세(Wild times in Korea)! 이슈의 핵심은 실제로 무엇인가(What is actually the crux of the issue)?"라고 썼다. 비세그라드24의 해당 게시물에는 한국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기기로 했으며,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담겼다. 이와 함께 첨부된 영상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현장이다.
머스크가 한국 정치에 대해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한국의 상황을 전하는 엑스 게시물에 댓글로 따옴표를 찍어 올렸으며, 곧이어 한국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의 게시물에는 "와우"(Wow)라고 감탄사를 써서 올렸다.
또 지난 3일에도 윤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는 지지자의 시위 사진이 담긴 비세그라드24 게시물에 "와우"라고 답글을 달았다. 해당 사진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가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계엄 합법! 탄핵 무효!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구호가 쓰인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Stop the Steal' 구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패배했던 2020년 대선의 결과를 부정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쓰던 문구다. 사진 속 팻말 귀퉁이에 적힌 'Fight Fight Fight(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구호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7월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뒤 지지자들에게 외친 말이다.
한편 한국의 정치적 혼돈을 두고 외신이 그 이유로 '고질적인 정치 양극화'와 '온라인 선동'을 지목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보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배후에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NYT는 또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이 더는 한국의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부정선거 주장을 조사하기 위해 군인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체로 한국인들은 그런 음모론을 우익 유튜버들이 퍼뜨린 온라인 선동에 불과하다고 여기지만, 뿌리 깊은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그들(유튜버)은 윤 대통령의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겨 열성적 신봉자들을 거리로 내보냈다"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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