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치과 의사들 '무료 진료' 동참
"고인 가시는 길에 누 끼치면 안 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인 중에는 광주의 한 치과의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사는 평소 지역사회에 온정을 베풀어 주민들은 물론 동료 의사들 사이에서도 귀감이 됐는데, 일부 의사들은 그를 기려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시치과의사회는 1일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인 치과의사 A 원장을 추모해 '무료 진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무료 진료 대상자는 평소 A 원장의 치과를 다니던 환자들이다.
의사회는 고인과 같은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연고가 같은 치과의사들이 미처 진료를 마치지 못한 고인의 교정 환자를 추가 부담 없이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평소 고인을 알지 못했던 일부 의사들도 기부 등으로 고인의 헌신을 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채널A' 방송에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고인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 누를 끼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무료 진료에 동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의사회 관계자 또한 매체에 "고인을 잘 알지 못해도, 환자들에게 평소 헌신하며 기부도 많이 한 동료로 기억하고 있다"라며 "오랜 기간 베푼 선행을 다른 치과의사들이 무료 치료라는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A 원장의 치과 측은 고인 사망 이후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바 있다. 이 안내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추모 글이 이어졌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해당 치과에서 진료받으시던 분들을 성심껏 진료해드리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한편 A 원장은 광주 광산구 흑석동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의사로, 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졌다.
참사 사망자 179인의 신원은 1일 오전 6시 기준 전원 확인됐다. 정부는 사망자 유가족 응급의료 지원 및 장례, 심리 지원 등을 진행하고 사고수습본부를 기동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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