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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코노미' 리스크가 덮친 2024 韓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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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외쳤지만
비상계엄으로 정치 리스크 부각
증시 변동성만 키워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현상을 뜻하는 '폴리코노미(Policonomy)'를 빼놓곤 이야기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도 지난 8월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자 우려했던 폴리코노미 리스크가 현실화된 것이란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를 안정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할 정치의 공간에서 협치가 사라지고, 대립과 갈등만 부각되면서 코스피는 올 초(1월2일) 2613.50에서 연말(12월27일) 2404.77로 전 세계에서 거의 꼴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올해 한국 증시는 상고하저의 흐름 속에 2400~2500의 박스권으로 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코노미' 리스크가 덮친 2024 韓 증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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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발언에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1월2일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증시 개장식을 찾아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단 발언도 이때 나왔다. 그러나 지수는 1월 내내 2500선에서 2440선 사이를 횡보했고 2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계획이 발표되면서 서서히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밸류업 정책 기대감에 3월 처음으로 지수가 2700선을 돌파했고(1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의 활약에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8월5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 청산 등의 영향으로 증시가 대폭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는 8.77%, 코스닥은 11.3% 빠졌고 이후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됐다. 증권가에선 7월부터 8월까지 계속된 글로벌 증시 폭락과 반등,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장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폴리코노미 리스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증시 폭락과 반등, 그리고 급격한 변동성 장세의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지만 우려했던 폴리코노미 리스크가 현실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폴리코노미 현상이 더욱더 강해지면서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 피격 이후 증시 등 금융시장에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일종의 폴리코노미 현상으로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공약에서 확인되듯이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혹은 보호주의 색채 강화 등은 폴리코노미 현상을 확산시키는 토양이 될 공산이 크다"면서 "폴리코노미 현상 강화 속에 경기마저 침체 리스크에 직면하는 경우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경험할 여지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했다.


증시가 정치에 또 다시 휘둘린 것은 올해 11월이다.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11월13일 코스피, 코스닥 모두 3% 가까이 급락했다. 코스피의 경우 시가총액이 2000조원 아래까지 주저앉으며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사태 당시로 되돌아갔다.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힘이 빠지게 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기를 쥐면서다. 실제 당선이 확실시된 11월5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총 6.82% 하락했으며, 시가총액도 1970조6632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금투세 폐지도 여야 간 이견으로 정치에 의해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고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경우다.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 부침을 겪었다.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가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유예와 보완 시행을 놓고 입장을 번복했다.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금투세 폐지 결정에 11월4일 코스피는 상승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당시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대내 불확실성 요인이던 금투세 시행 여부가 폐지로 가닥이 나며 시장이 반색했다"고 분석했다.


폴리코노미의 정점은 계엄사태다. 윤 대통령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이를 무효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국 증시는 2400선까지 밀리며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 외국인은 3일 만에 1조원 이상 매도했고 8월5일 증시 대폭락 때도 샀던 개인마저 돌아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 스스로가 증시를 디스카운트시킨 셈이다. 정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원·달러환율은 1480원까지 치솟았고 금투세 폐지, 밸류업 등의 정책 시행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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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내년 1월에 트럼프 쇼크를 몰고 온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가 개막한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할지도 눈여겨봐여 한다고 강조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예상 가능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멕시코·유럽·중국 자동차 관련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외의 내용을 언급을 할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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