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진정되며 낙폭 축소…다우는 반등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3년 만에 최고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크리스마스 휴장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하락했던 증시는 오후 들어 국채 금리가 진정되며 손실폭을 줄였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한산한 거래 속에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7포인트(0.07%) 오른 4만3325.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5포인트(0.04%) 하락한 6037.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77포인트(0.05%) 내린 2만20.36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알리바바가 0.58% 올랐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신세계그룹이 한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해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0.32% 상승했다. 웨드부시 증권은 애플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로 아이폰 교체 수요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했다. 엔비디아는 0.21% 내렸고, 테슬라는 1.76% 하락했다.
연말 휴가 시즌을 맞아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이날 국채 금리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오전 4.6%를 돌파하자 투심이 위축되며 지수는 장 초반 하락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금리가 하락 반전하며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현재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4.58%,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기준 4.33%선으로 오전 보다 내려왔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산타랠리가 펼쳐질지에 쏠린다. 산타랠리는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2거래일 동안 증시가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뉴욕증시는 지난 24일 일제히 상승하며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S&P500지수는 1.1% 올랐는데 이는 1974년 이래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라고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분석했다. 이번 주 들어 S&P500지수는 1.8% 올랐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2.3% 상승한 상태다.
월가에서는 산타랠리 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경계론이 엇갈린다. 산타랠리 여부는 이듬해 1월 투자심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시장은 연말 증시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산타랠리는 건강하게 살아있을 수도 있지만 힘겨운 썰매를 타게 될 수도 있다"며 "기관 거래량이 없고 개인 거래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연말에 발생하는 일이 실제로 1월과 2월의 지표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시장은 연말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S&P500이 6100을 돌파해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위험 신호로 내년 1월에는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공개된 미국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노동시장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2월8~14일 주간 191만건으로 직전주 수정치(186만4000건)와 시장 전망치(188만건)를 모두 상회했다. 이는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주(12월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9000건으로 직전 주 수정치(22만건)와 전문가 예상치(22만3000건)를 모두 밑돌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엘리자 윙거 이코노미스트는 "해고된 근로자들의 실업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증했다"며 "이는 노동시장 둔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48달러(0.68%) 내린 배럴당 69.6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32달러(0.43%) 하락한 배럴당 73.26달러에 마감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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