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치·문화 등 확산 추세
재활용 안 돼 환경오염 '심각'
최근 국회의원 사무실, 연예인 소속사 등에 항의 표시로 근조화환을 보내는 행위가 하나의 시위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수거·폐기 업체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0일 한 폐기물 철거 업체 관계자는 “근조화환을 폐기하려면 일일이 철사로 묶인 부분을 분해해야 한다. 몇백 개나 되는 것을 다 처리하기 힘드니 다들 업체를 부른다”며 “얼마 전 한 기획사에 배송된 근조화환 100여개를 작업자 6명을 투입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말고도 항의성으로 대학교, 병원, 동사무소, 개인 자택까지 근조화환을 보낸다”며 “처리 비용은 1개당 최대 7만원대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근조 화환 시위는 사회·정치·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는 재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기 위해 보낸 근조화환 수십 개가 늘어섰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에도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근조화환 수백 개가 배송됐다. 탄핵안 투표 불성립 이후 전국 국민의힘 지역구의원 사무실과 서울 영등포구 당사 등에도 근조화환은 수십 개씩 배송되고 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근조화환이 주는 어떤 이미지, 상징성이 있고 비대면 방식으로 명확하게 항의의 표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조화환이 시위의 한 방식으로 이용되는 것에 공감하고 인정한다”면서도 ”한 번에 수백 개씩 배송되고 플로랄 폼, 가림막 플라스틱, 고정용 철끈 등은 재활용이 되지 않아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해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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