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은행장이 한자와인데…고객 금고서 100억 훔친 은행원 [궁금증연구소]

시계아이콘02분 4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일본 화제의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에 등장하는 은행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일본 대형은행에서 100억원대 절도 사고가 발생했다.

대여금고 열쇠는 고객과 은행이 각각 갖고 있었다.

은행 측은 고객이 열쇠를 분실할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열쇠를 제작해 보관하고 있었는데, A씨는 이 스페어 키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닫기
뉴스듣기

日 미쓰비시UFJ 은행서 초대형 절도사고
40대 여직원이 지점돌며 고객 대여금고서 금품탈취
피해고객 60명에 피해액 100억원대 더 늘어날 듯
대여금고 보조키로 금품 훔쳐 투자비로 써

일본 화제의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에 등장하는 은행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일본 대형은행에서 100억원대 절도 사고가 발생했다. 은행원이 고객 대여금고의 보조키를 이용해 금고 안의 금품을 절도했다. 피해 고객만 60여명에 이른다. 은행장이 공개사과에 나섰지만 범행수법이 드러나면서 은행 내부관리의 허술함이 만천하에 드러나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드라마에서 정의구현에 나서는 은행원의 이름이 한자와 나오키이고 실사판 은행의 은행장 이름이 한자와 준이치다.

은행장이 한자와인데…고객 금고서 100억 훔친 은행원 [궁금증연구소] 미쓰비시UFJ은행 건물 전경. 은행 홈페이지
AD

◆60명 고객에 100억 절도에 고개숙인 한자와 은행장

한자와 준이치 미쓰비시UFJ은행장과 경영진들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 직원에 의한 대여금고 고객 자산 절취 사건은 은행 비즈니스의 근간인 신뢰와 신용을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10월 대여금고의 내용물이 다르다는 고객 상담을 통해 알려졌다. 은행 조사 결과, 2020년 4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도쿄도 내 두 곳의 지점에서 창구 업무 책임자인 40대 여성 간부 A씨가 절도를 저질렀다. A씨는 절도 사실을 인정한 뒤 해고돼 은행은 전 직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A씨는 대여금고 관리 책임을 맡은 위치에 있었고, 지점에 보관 중이던 예비 열쇠를 사용해 60여명의 고객 대여금고를 무단으로 열어 현금 등 고객 자산을 훔쳤다. 피해금액은 10억엔(93억원) 이상으로만 알려졌으며 단독범행으로 알려졌다. 대여금고 은행의 지점 등에 있는 금고내의 박스를 대여하는 서비스로, 고객이 귀중품을 보관할 때 등에 이용한다. 유가 증권 외 예금 통장이나 권리서, 보석 등의 귀중품을 보관한다. 연간의 사용료는 박스의 사이즈에 따라 1만 5000엔에서 3만엔 정도다. 은행의 영업일이라면 고객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미쓰비시UFJ은행에서는 전국 약 300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며, 약 13만 건의 계약이 체결돼 있다.

은행장이 한자와인데…고객 금고서 100억 훔친 은행원 [궁금증연구소] 100억원대 절도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한자와 준이치 일본 미쓰비시UFJ은행장이 경영진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40대 직원이 4년간 100억 빼네

대여금고 열쇠는 고객과 은행이 각각 갖고 있었다. 은행 측은 고객이 열쇠를 분실할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열쇠(스페어 키)를 제작해 보관하고 있었는데, A씨는 이 스페어 키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스페어 키는 봉투에 넣어 고객과 관리자의 도장이 찍힌 상태로 보관된다고 한다. 봉투를 열면 흔적이 남아야 하지만, A씨는 봉투를 교묘하게 개봉해 열쇠를 반출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측은 "봉투가 훼손됐는지 확인한다고 돼 있지만, 확인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도장의 대조나 신고된 인감의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훔친 금품을 개인적인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은 현재 피해 고객에게 약 3억 엔을 보상해줬고 향후에도 피해 보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피해규모는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어날 전망이다. 한 지점에서 1700명의 고객에게 대여금고 확인을 의뢰한 결과, 대략 70%의 고객이 지점을 찾아와 직접 확인했고 수십명으로부터 피해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신청이 있었다고 한다.


은행장이 한자와인데…고객 금고서 100억 훔친 은행원 [궁금증연구소] 100억원대 절도사고가 발생한 도쿄 미쓰비시UFJ은행과 모회사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본사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거세진 책임론에 사퇴여부는 미정

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의 원인은 ▲절차·규칙 및 점검 체계의 문제점 ▲시설 관리의 문제점 ▲지점 운영 및 내부 관리의 문제점 등을 발견했다고 했다. 재발방지책으로 ▲대여금고 관련 제반 절차 검토 및 관리 체계 강화 ▲직원의 동태 관리 및 지점 내 상호 견제 체계 강화 ▲본부 차원의 모니터링 체계 강화 ▲직원들의 법령 준수 의식 재확립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대여금고 예비 열쇠를 지점에서 관리하지 않고, 내년 1월 중에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자와 은행장은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사퇴 여부와 관련해서는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에서는 초대형 은행에서 황당한 절도 사고가 발생하자 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명 만화가는 16일 기자회견 이전에 자신의 SNS에 "절도를 벌인 은행원을 11월 14일에 징계 해고했는데 아직 범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일본에에서는 용의자여도 실명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메가뱅크에서 이런 거액의 도둑질이 일어났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는가"라고 따졌다.

은행장이 한자와인데…고객 금고서 100억 훔친 은행원 [궁금증연구소] 일본 tbs에서 방영돼 화제를 모은 '한자와 나오키'. tbs 홈페이지

◆‘한자와 나오키’는 폭발적 시청률 vs 한자와 은행장 현실은 초대형 금융사고

‘한자와 나오키’는 일요일 저녁 황금 시간대에 편성된 TBS 일요극장에서 2013년 3분기와 2020년 3분기에 각각 시즌1과 시즌2가 10화 분량씩 제작 및 방영됐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가 원작으로 메가뱅크인 옛 산업중앙은행(현 도쿄중앙은행)에 입사한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 조직 내의 부정과 비리, 파벌 싸움에 맞서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나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당한 만큼 갚아준다! 배로 갚아주마!", "중요한 것은 감사와 보은이다."라는 대사가 유명하고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 내에서 하나의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작가가 근무했던 곳이 미쓰비시은행이어서 드라마 속 은행이 미쓰비시UFJ은행을 모델로 했다는 얘기가 많다. 한자와 은행장은 2021년 4월 취임하면서 화제가 됐다. 한자와 나오키의 모델이 된 은행에 한자와 은행장이 취임해서다. 은행장 직전에는 상무를 맡았는데 부행장과 전무 등 13명의 상급자를 제치고 은행 역사상 최초로 상무에서 은행장으로 전격 발탁된 것이다. 더구나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자와 1988년 미쓰비시 은행 입사동기이다. 하지만 작가와 은행장 모두 일면식은 없고 한자와라는 드라마 주인공 이름도 특정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작가는 전했다.


AD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일본의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 가운데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 측면에서 일본내 가장 큰 금융그룹이다. 1997년 미쓰비시은행과 도쿄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도쿄미쓰비시은행과 2000년 산와은행과 도카이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UFJ은행이 2006년에 서로 합병하면서 현재의 MUFG가 탄생했다. MUFG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에 놓인 모건스탠리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일부 확보하고, 2012년에는 JP모건체이스로부터 모건스탠리 지분을 추가 인수해 현재 모건스탠리의 최대주주다. MUFG의 자산은 한화 3800조원으로 한국 1위 은행의 7배 수준. 직원은 3만1756명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