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과제 시즌…접속 폭발했나
대학생들 '챗GPT 의존' 현상 심각
12일(한국시간) 오전 9시 오픈AI가 서비스하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서버가 갑자기 접속 불량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이번 접속 불량 사태의 원인이 '미국 고등학생·대학생 연말 과제' 때문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놔 관심이 쏠린다.
챗GPT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접속 불량을 일으켰다. 이 사태는 본사가 있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확인됐다. 이후 오픈AI는 "문제를 파악했으며, 현재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는 짤막한 공지문을 게재했고, 실제 4시간가량이 흐른 오후 1시 기준 한국 서버는 부분적으로 복구된 것으로 보인다.
챗GPT가 접속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대규모 서버 장애를 일으킨 바 있으며, 지난해 8월엔 아예 웹페이지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져 혼란을 빚기도 했다. 다만 접속 불량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오픈AI의 신속한 대응으로 1~2시간 만에 복구가 완료되기는 했다.
서버 불안의 원인은 과도한 접속량으로 추정된다. 오픈AI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이미 주간 챗GPT 이용자 수는 3억명을 돌파한 상태이며, 지난해 기준 한국에서만 220만명 넘는 유저가 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챗GPT는 유료 계정으로부터 직접 쿼리(정보 검색 요청)를 받거나 제삼자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되는데, 특정 시간대에 요청량이 쏠릴 경우 처리 작업에 부하가 걸릴 위험이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현지 누리꾼은 이번 접속 불량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고등학생·대학생'을 꼽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교육 커리큘럼 상, 대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에세이 형식의 연말 과제를 낼 타이밍이다. 수천만명의 학생들이 과제를 작성하려고 챗GPT에 몰렸다가 서버가 다운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실제 엑스(X), 레딧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챗GPT가 다운돼 숙제를 못 하게 생겼다", "내가 얼마나 챗GPT에 의존해 왔는지 새삼 깨달았다" 등 학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의 메시지가 다수 포착되기도 했다.
챗GPT는 사무직부터 전문 서비스, 코딩 작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침투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곳은 다름 아닌 '교육'이다.
올해 초 미국 고등교육 관련 매체 '인텔리전트'는 "2022년 출시된 챗GPT는 대학생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2월까지 본지가 전 미국 588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이미 정규 에세이 과제를 챗GPT에 의존 중이라고 답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아예 에세이 전문을 챗GPT에 맡긴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29%)에 달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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