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 우려엔 "강력 대응"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옐런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들이 일방적인 관세에 직면했을 때 보복할 방법을 찾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을 타깃으로 18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선 "우리는 중국과 교역하고 있으며, 중국의 조치가 이(관세 부과) 부문을 지원하려는 계획을 훼손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 보는 산업으로는 청정에너지와 반도체를 꼽았다.
옐런 장관은 "거의 모든 경제학자는 관세가 중국산 수입품이 필요한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게 만들어 우리에게 해를 끼친다는 데 동의한다"며 "미국은 좁은 범위에 집중하는 전략적 (관세) 접근법을 택했지만, 광범위한 접근법에 대해선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그렇듯 나도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이후인 지난달 25일엔 마약 문제를 들어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옐런 장관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조작하려는 국가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국가가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를 조작하는 것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그러한 시장 개입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옐런 장관은 중국과 "열린 채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수출 통제나 해외 투자 제한 같은 조치를 취할 때 이러한 채널을 통해 목적을 설명하고, 불필요하게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오해를 피했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중국과 경제, 금융 분야 실무 그룹을 각각 구성했다. 경제 실무 그룹은 12일, 금융 실무 그룹은 15~16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최근 세계 석유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가격이 비교적 낮고, 세계적 수요가 감소했으며, 공급이 증가했다"며 "이는 추가 (러시아에 제재) 조치를 할 기회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는 러시아 예산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우리는 처음부터 러시아의 석유 수입에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강화하고,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언젠가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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