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과 국무위원, 윤석열 반란 막았어야"
육사 등에 김오랑 동상 세워 군인들 가르쳐야
유승민 전 의원은 전두환 등이 이끈 반란군에 맞서 항전하다 순직한 고(故) 김오랑 중령을 기억해줄 것을 호소했다.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를 지키는 참군인을 길러내기 위해 김 중령의 동상을 육군사관학교 등에 세워, 후배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중령과 관련된 과거사를 회고하며 "만약 12년 전 국회가 촉구한 대로 김오랑의 동상이나 추모비가 국민의 세금으로 그의 모교 육사나 그가 복무했던 특전사에 세워져 후배 군인들이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며 "그랬다면 '우리 모두 반란군의 후예다'라는 말은 감히 못할 것이고, '계엄과 내란이라는 불의에 저항해야 한다'는 진리를 뇌리에 새기지 않았겠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시도와 관련해 "12.12 군사반란 이후 45년이 지난 2024년 대한민국에서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내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군인들과 국무위원들이 내란수괴의 명령에 저항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그들은 온 몸을 던져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윤석열의 내란'에서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가 얼마나 취약한지 눈으로 본다"며 "헌법대로 질서를 회복하고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폭정을 막는 힘은 비르투(virtu. 어려움에 닥쳐도 좌절하지 않는 강한 정신적인 힘)를 가진 영혼 있는 시민들의 힘뿐"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1979년 12·12 당시 수경사 33경비단 일병이었다. 그는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체포를 막기 위해 권총 한 자루로 저항했던 김 중령의 얘기를 듣고, 오래 기억해왔다.
유 전 의원은 김 중령과 관련해 "운명의 그날 밤 그는 살고자 했더라면 살 수 있었다"며 "반란군에 투항하고 협조했더라면 살아서 별도 달고 출세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 백영옥의 눈이 되고 길잡이가 되어 행복하게 천수를 누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김오랑은 죽음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김오랑 중령은 2012년 다시금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특전사 출신 김준철 대위가 '역사의 하늘에 뜬 별 김오랑'을 쓴 것이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유 전 의원은 김 대위가 쓴 책을 받았다. 이후 유 전 의원 본인이 겪었던 12·12 기억과 책을 토대로 '故 김오랑 중령 무공훈장 추서 및 추모비 건립 촉구안'을 만들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12일 김 중령의 고향이자 흉상이 있는 경남 김해를 찾아, 추모할 계획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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