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사의 철도운송 비중은 30~40%선
시멘트 1t당 육송은 4000~5000원 추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시멘트 업계가 운송 차질을 우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업 기간 화물열차 운행이 줄어들거나 중단될 경우 육로 운송이 추가되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40.9%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화물열차는 시멘트, 석탄, 컨테이너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철도공사는 총파업 기간 화물열차 운행률을 평시 대비 22%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시멘트 업계에선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생산 시설이 육지에 있는 '내륙사'의 긴장이 큰 상황이다. 이들은 철도로 시멘트를 수도권까지 옮긴 뒤 트럭으로 공사 현장에 이동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내륙사의 철도 운송 비중은 30~40% 정도다. 쌍용C&E, 한라시멘트, 삼표시멘트 등 항구를 끼고 있는 ‘해안사’는 철도운송 비중이 10% 이내로 철도노조 파업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화물열차가 감소하면 그만큼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이용해 시멘트를 현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운송비가 증가한다. 화물열차 대신 BCT로 시멘트를 운송하면 내륙사가 몰려있는 충청권에서 주요 거래지역인 수도권까지 1t당 4000~5000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열차 한 대가 한 번에 약 1040t 움직이는데 BCT는 최대 27t 실을 수 있어서 화물열차 한 대가 없으면 BCT 38~39대는 필요하다”며 “국내에 시멘트만 전용으로 싣고 다니는 차량이 총 2700대라 화물열차가 담당하는 물량을 BCT가 분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됐던 만큼 각 사는 이미 화물열차를 통해 전국 곳곳 저장소(사일로)에 시멘트 물량을 채워놨다. 당장 며칠은 피해가 없겠지만 수도권 기준 3일에서 일주일 정도면 비축분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의 ‘비상계엄’으로 행정적 여파가 철도노조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경우 내년도 인건비 지침 확정도 늦어질 수 있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 2016년 철도노조의 72일간 파업 여파로 물량 기준 86만t, 약 712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또 다른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지면 결국 BCT를 더 활용해야 하는데 다른 기업들도 상황이 같다 보니 차량 구하기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장기화할 경우 물류비가 오르고, 운송이 지연되면 건설 현장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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