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요국 간 격차 1기 때보다 심해…예외주의 부각"
"트럼프 2기 정책,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
"중국 정부, 위안화 약세 용인할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위안화는 약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美 신정부 출범에 따른 미 달러화 및 위안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감세·관세 인상·이민 제한 등 트럼프 2기의 정책조합은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가 높은 수준의 대중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공언하면서 중국 위안화도 큰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주요국 간 격차는 트럼프 1기 때보다 커져 미국 예외주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트럼프 1기 당선 때에는 미국 성장이 둔화되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유로 지역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올해와 내년 미국은 견조한 노동시장, 소비 호조, 투자 증가 등으로 성장률이 높은 가운데 성장과 물가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어 주요 선진국과 차별화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트럼프 2기 정책은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플레이션, 재정건전성 악화, 금리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주요국 간 경제성장 등 펀더멘탈 격차가 2016년 트럼프 1기 당선 시보다 큰 상황에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미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관세나 이민 통제 등이 미국 경제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더라도 무역 의존도가 큰 여타 주요국의 성장이 더 크게 위축되면서 미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10월 이후 미 달러화는 이미 6% 이상 강세를 보이며 정책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며 "무역분쟁이 고조되었던 2018년 3월~2019년 10월 중 미 달러화지수(DXY) 상승폭(7.4%)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미 달러화는 강세가 완만해지면서 높은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조가 달러 강세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경제의 강건성이 부각되고 트럼프 정책의 인플레이션 촉발 가능성 등으로 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축소되고 있다.
위안화는 트럼프 2기의 강력한 대중 관세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대중 수입품에 대해 6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은행(IB)들은 중국에 대해 최혜국 대우가 철폐되고 60%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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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관세 부과로 저하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1기 때처럼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거나 수출품 가격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경기 불황과 함께 중국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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