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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경제전망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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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경제전망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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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올해 2~4월 145~150엔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이후 155엔선을 넘고 급기야 7월초에는 160엔선도 돌파했다. 엔화 약세가 너무 지나치다 싶어 6월 하순부터 기획시리즈를 준비했다.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슈퍼 엔저]라는 컷을 달고 기사를 내보냈다.


[슈퍼 엔저]①국제투기꾼까지 가세했나…구조적 배경은日 경제위기 때마다 구원투수…엔저의 역사"엔저 계속되면 스태그플레이션"...'日 선진국 탈락' 경고, 노구치 교수고민 깊어진 BOJ…美-日 금리차에 GDP쇼크까지"하반기 143~159엔 예상"…美-日 기준금리가 관건“1년 내 165엔 넘을 것”…日 이코노미스트의 경고"자동차·철강 부문 수출 타격 주의"…일학개미 '이탈' 지속"엔화에 물렸다면 1년만 기다려라…장기로 봐야 수익가능" 등이었다.


국내외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본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슈퍼 엔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목에서 보듯이 엔·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도 143~159엔 수준으로 높을 것이고, 내년에는 165엔을 넘을 수 있다고 봤다.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0~0.1%)에서 인상한다면 엔저 현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제로금리에 취해 있는 중소기업들의 도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BOJ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런데 웬걸… 일본 정치권에서 거물급 정치인 두 명이 지나친 엔화 약세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들자, BOJ는 7월31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0.25%로 인상했다. 그 결과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8월5일 세계 주식시장의 '블랙 먼데이'를 초래한 데 일조했다. 어쨌든 엔화 가치가 급상승해 8월초에는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 초반, 9월초 연중 최저점인 140.43엔을 기록했고 140엔대 초반 수준이 10월초까지 유지됐다.


당시에는 전망이 너무 틀려 망신이다 싶어 연말에 예상과 뭐가 달랐는지, 왜 달랐는지에 대한 반성문을 칼럼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엔·달러 환율이 다시 150엔대(한때 155엔까지 갔다)로 오르지 않았다면 이 칼럼은 반성문이 됐을 것이다.


장황하게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경제전망은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었지만 돌발적인 상황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경제전망을 그동안 ‘상반기 얼마, 하반기 얼마’라고 하던 것에서 올해 8월 전망부터 ‘1분기에 얼마, 2분기에 얼마, 3분기에 얼마, 4분기에 얼마’ 등으로 분기별 전망을 시작했다. 당장 올해 3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5%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0.1%밖에 나오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분기별 전망은 반기별 전망보다 더 어렵고 전망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클 수 있다. 분기별 전망 도입 전부터 전임 한은 총재들을 비롯한 한은 OB들이 "왜 굳이 그런 걸 하려고 하느냐"며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전망이 틀리더라도 계속 분기별 전망을 하고 있다. 한은도 계속 분기별 전망을 하다 보면 노하우가 쌓여 오차를 줄여갈 수도 있다.


한은의 11월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4분기 0.5%, 내년 1분기 0.5%, 2분기 0.6%, 3분기 0.5%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올해 4분기 1.9%, 내년 1분기 1.9%, 2분기 1.9%, 3분기 2.0%다.


내년 경제를 전망하는 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우선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특성 때문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자체가 우리 경제에 매우 큰 불확실성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8일 기준금리 결정 후 브리핑에서 “미국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어떤 정책을,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겠다”며 “내년 2월 전망에서도 전망치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정책의 강도, 구체적인 내용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 올해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한 것은 수출이며 그중에서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는데, 중국이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을 얼마나 더 잠식할지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불과 몇년 전 제로(0%)였던 중국의 글로벌 D램 생산량이 올해 처음으로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로부터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이 많았는데, 앞으로 중국 D램 시장은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삼성전자가 고대역메모리(HBM)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세계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 전부터 종전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전쟁이 끝난다면 세계 물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우크라이나의 재건 복구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역할을 맡게 된다면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언제, 어떤 형태로 종료될지가 불확실하다.


내년 경제를 전망하는 데 이렇게 불확실한 변수들이 많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사석에서 “여러 변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최소 0.4%포인트에서 최대 1.5%포인트는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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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이 틀렸다고 너무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기별 전망에 대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재형 경제금융 부장 jj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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